상상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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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5.15.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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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북적이는 장터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태권 브이가 갑자기 웃긴 춤을 추며 다가온다. 극장 스크린 속으로 빠져든 것일까?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다. 무서워하기보단 달려가 같이 춤을 추며 팔뚝에 매달리기도 하고 뒤에서 똥침을 놓기도 한다. 지금까지 본 태권브이 캐릭터 중 가장 귀엽고 웃긴 모습이다. 역시 만화의 세계답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주인공이다. 물론, 어른들조차 동심으로 돌아가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극장에 들어가기 전 옆 전시실에 마련된 만화주인공들을 둘러보았다. 아이언 키드 등장인물들이 멋진 포즈로 자세를 잡고 있었다. 그 옆으로 오랜만에 만나본 톰과 제리도 보였다. 귀여운 꼬마 숙녀가 깜찍하게 아빠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는다. 태권브이와 톰과 제리는 정말 오래된 만화영화들인데 요즘 아이들도 모두 좋아하다니 역시 만화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할 수 있는 세대를 뛰어넘는 장르란 생각이 든다. 표를 끊고 들어가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는 만화의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아이들 틈에 끼어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진다. ![]() 영화 상영이 끝나고 복도로 나오자 한편에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비롯해 각종 코스튬플레이 복장을 고르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보였다. 그 옷을 입고 엄마 아빠 앞에서 포즈를 잡는 아이들. 귀엽고 즐거운 모습이다. 나도 옷을 입고 포즈를 잡아 보려다 내 몸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고는 머쓱해서 자리를 피해 나왔다. 마당에 마련된 장터를 지나다 아까 눈에 담지 못했던 만화팸플릿을 발견했다. 일본어판으로 된 극장용 안내 팸플릿이었는데 어릴 적 동네 형 집에서 보게 된 추억의 만화였다.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내용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20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이었는데 반가웠다. 당시의 추억 속으로 잠시 빠져들었다. 오후의 햇살이 뜨겁게 머리 위로 쏟아진다. 횡단보도를 건넜다. 뒤돌아보니 태권브이가 점점 멀어져간다.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상상의 세계에서 이제 막 빌딩 숲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내가 있다. 몇 발자국 발품을 팔았을 뿐인데 유쾌한 외국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만화는 사람에 기분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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