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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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4.03. 00:00
시민기자 노진헌 | |
세계의 유명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독특한 동네나 특이한 거리에는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행객들로 항상 북적인다. 뉴욕 속 한 골목을 차지하고 즐비하게 서있는 ‘리틀 이태리’,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 ‘소호’,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차이나타운’, 모스크바의 예술거리 ‘아르바트’, 도시 자체가 예술인 파리나 로마, 오스트리아... 세월만큼이나 깊이 새겨진 독특한 느낌이 살아있는 이런 곳들을 사람들은 사랑한다.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서울의 거리를 보면, 좀 특색 있는 곳으로 인사동이나 홍대앞, 삼청동 정도를 떠올리게 된다. 모두 강북지역이다. 높은 건물이 올라가면서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느낌이 드는 강남에는 또 한 번 가고 싶게 만드는 거리가 흔치 않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소문으로만 들었던 신사동 ‘가로수길’을 가보았다. 강남 한 복판의 강북스러운 동네. 아파트나 고층건물이 없는, 강남에서는 독특한 느낌의 길이었다. 경사진 좁다란 골목에 일반주택이 있고, 그 주택을 개조한 좁은 사무실들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예술가의 거리’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넓지 않은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인도와 상점들이 있는데, 주로 2층 정도의 나지막한 건물에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상점들이 입주해 있어 한 집 한 집 들어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장면이나 김밥집도 간판이나 인테리어, 맛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겨서 흥미롭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문화가 혼재된 듯한 다양한 분위기를 가진 이 곳에는 퓨전음식점, 옷가게, 서점, 디자인숍, 장식품, 화랑, 디자인회사, 영화기획사 등이 입주해 있다. 아직은 겨울나무의 분위기인지라 ‘가로수길’이라 불릴 만큼 운치 있게 일렬로 늘어선 가로수를 못 보았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신사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 사이길에 위치한 이 곳은 봄이 되면 푸릇푸릇한 가로수가, 가을이면 은행나무의 노란색이 낭만적인 곳이다. 조금은 세월의 흐름에서 비껴난 듯 여유로움을 머금고 강남 속 독특한 골목문화를 지키고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 개발논리에 무너지지 않고, 세계의 유명한 예술의 거리처럼 이 곳만의 개성과 문화를 담아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곳이 삶의 터전인 사람도,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예술의 향기에 묻힐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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