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예술, 가림막

admin

발행일 2007.02.16. 00:00

수정일 2007.02.16. 00:00

조회 1,809



시민기자 이정엽

언제부터인가 서울의 거리는 공사현장으로 정신이 없다. 머리를 들어도 끝없이 올려봐야 하는 고층건물의 신축ㆍ리모델링 공사는 그 높이만큼이나 공사기간도 길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공사현장에 허술한 천막 혹은 칙칙하고 딱딱한 벽으로 공사현장과 인도를 구분해 놓은 가림막을 우리는 오랫동안 보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렇게나 세워진 듯한 많은 가림막 사이에서 눈길을 끌 뿐 아니라 그 길을 지나는 동안은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가림막을 발견할 수 있어 서울의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된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도록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린 가림막에서부터 명화를 프린팅한 것, 그리고 가림막 전문작가가 설치한 예술작품까지 점점 다양해지는 것 같다. 도시환경을 꾸미는 조형요소로 가림막의 역할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의 어느 지역에서는 지역주민과 대학생, 예술가가 함께 벽을 꾸미는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서울문화재단 리모델링 공사 때 쓰인 가림막은 화려한 색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주민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색깔의 천으로 가림막을 만들어 예술가 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한 큰 화폭이 됐기 때문이다. 광화문 철거ㆍ복원의 대장정이 시작되며 설치한 가림막도 화제가 됐다. 미래의 삶을 상징하는 바코드로 광화문을 형상화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예술적인 가림막 앞을 지나면 그 안의 건물도 상당히 멋질 거라는 기대감이 들고, 공사현장이라는 불쾌한 느낌도 사라지게 된다. 가림막은 안전장치의 역할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새로운 예술 체험 공간인 것이다.

공사현장 앞을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무슨 죄인가?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를 참아주는 시민들이 가림막을 보며 눈과 마음이 즐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가림막을 서울의 공사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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