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야경

admin

발행일 2006.12.21. 00:00

수정일 2006.12.21. 00:00

조회 2,333



시민기자 이정엽

세련된 것에 대한 동경과 이끌림은 사람들의 본성일 것이다. 뭔가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모방을 해도 같을 수 없는 그 무엇. 세련된 사람, 건물, 도시는 그래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너무나 익숙해서 별 생각 없이 지나쳐버리게 되는 서울의 거리가 있다. 어느 도시나 낮과 밤이 다른 모습을 갖고 있지만 오색찬란한 조명과 선전광고로 즐비한 서울의 밤거리는 경박한 이미지마저도 느껴진다. 우리도 여느 나라 못지않게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왜 세련된 느낌은 별로 풍기지 않는 것일까.

도시의 밤은 빛의 효과에 따라 낮과는 전혀 다른 미적 경관을 구현해낼 수가 있다. 세계의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파리의 경우 ‘파리는 밤이 되면 화장을 한다’는 말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파리의 밤거리는 낮과는 참 다르다.

낮에는 구질구질했던 세느강변이 밤에 조명이 켜지면 정말 화장을 잘 한 여인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별 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꽤 별다르기도 한 것 같다. 강을 따라 건물에 보이는 조명은 단 한 가지 컬러다. 그저 은은한 백열등 불빛이다. 물론 그 불빛 하나로 세련될 수 있는 건 수백 년 된 고풍스런 건물들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은은한 세련됨이 있다. 서울에도 한강을 따라 다리마다 야간조명이 있다. 물론 강폭이 넓고 개발로 인해 강 주변에는 아파트 밖에 볼 게 없는 조건이지만, 야간조명이나 전체적인 야경이 세련됐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하면 대표적으로 꼽히는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유명상가가 즐비한 대로변, 그리고 그 대로변을 따라 불을 밝혀 개선문까지 이어지는 이 풍경은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서울의 밤 풍경도 달라졌다. 광화문과 숭례문, 시청 등 도심이 밝아졌고, 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또, 몇 해 전부터는 청계천과 서울광장, 광화문에 루미나리에 행사가 열리며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도로변 가로수를 따라서 조명을 하는 데는 조명의 색깔, 거리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세련된 조명의 거리는 역사와 오랫동안 간직해온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빛으로 만들어내는 밤의 아름다움, 야경이 세련된 서울의 모습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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