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없는 녹색주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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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9.02. 00:00
시민기자 박동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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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들은 오히려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서울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구로구 구로5동 그린파킹(Green Parking) 녹색마을을 찾았다. “담장을 허물고 난 후로 도로가 확 트이고 주차공간도 넓어져 많은 불편이 해소됐어요. 콘크리트와 철제 담장이 섰던 공간마다 작은 화단을 만들고 화분을 비치해 나무와 꽃을 심으니 거리가 환해졌습니다. 더욱이 주민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이웃들끼리 더 친해지고 화목하게 잘 지내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중국을 비롯해 외국 여러 나라 관료들과 다른 지방 시찰단들이 우리 마을을 배워가기 위해 수차 견학오곤 했어요. 요즘 들어서는 한달에 두어 번 오고 있고요. 우리 마을을 보고 간 이후 전국 곳곳에 담장허물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그로 인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취재를 하던 중 마침 깨끗하게 단장된 골목길 한켠에서 우연히 구로5동 산목3길 장영순 통장(59. 여)을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만 20여 년을 거주한 터줏대감으로 마을 담장허물기 사업의 성공사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구로구는 일찍부터 ‘담장허물기’와 ‘아름다운 골목 조성’ 등으로 전국에서도 우수구로 수차례 선정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음과 먼지로 연상되는 굴뚝공단의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360도 변해 근년 들어서는 구시대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디지털단지로 새롭게 거듭나 곳곳에 첨단 빌딩이 들어섰다. 나아가 구민들의 구에 대한 사랑과 땀과 노력으로 거리 곳곳이 아름답게 단장되고 한결 깨끗해졌다. 구로구는 일찍이 녹색 서울 가꾸기의 선두구로 부상한 지 오래다. ‘맑고 깨끗한 서울 가꾸기’ 서울시 평가에서 2003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최우수구로 수상한데서도 입증된다. 이곳 구로5동 산목3길의 경우, 모든 담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생긴 공간을 주차장과 녹색식물들로 채웠다. 집앞 공간은 주차공간을 제외하고는 화분과 아담한 화단을 만들어 꽃과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심은 지 몇 년 안 된 단감나무에서는 맛깔스럽게 여문 단감이 찾아온 객들에게 반가이 절하듯 가지마다 축 늘어질 만큼 많이 달려 있었다. 담장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주차장에서 꽃향기 맡으며 자연 속에 덥썩 파묻힌 듯한 차들은 부럽기까지 했다. 집집마다 현관 앞에 설치한 빨간 우편함 역시 인상적이었다. 대문이 사라진 만큼 우편함은 배꼽 높이의 가는 막대를 세워 아담하게 만들었는데, 빨간색 우편함이 꽃과 녹색식물과 조화를 이루어 눈에 잘 띄었고 이국적인 정취마저 느끼게 했다. 장영순 통장의 자랑은 계속되었다. “몇 년 전 분꽃을 화분에 심었는데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 씨앗을 받아 주변 42개 통에 모두 보급해 주었지요. 동네에도 집집마다 화분과 작은 화단에 심었구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씨앗이 자연히 흘러 매년 저절로 분꽃이 아름답게 피어요. 낮에는 꽃잎을 오므렸다 밤에 꽃을 활짝 피우는 식물이라 낮보다 밤에 오시면 거리가 더욱 밝고 화려하답니다.” 그러고보니 양달의 분꽃은 꽃망울을 오므리고 응달진 곳에서는 활짝 펴 대조를 이루었다. 장 통장은 또 한 곳 소개할 곳이 있다며 앞장서 길을 안내했다. 다름 아닌 통장집 도로편 벽에 설치된 무당벌레 모형이었다. 몇 년 전에 자신의 집에 부모와 남매의 4식구가 세를 들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가출했다고 한다. 이후 마을을 취재하러 왔던 모 방송국에서 아이들의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딱정벌레 모형 4마리를 벽에 부착했다는 것이다. 엄마가 돌아오면 4개의 딱정벌레 불이 다 켜지도록 전선을 연결하고 전구를 달았는데 아직까지 4개의 불이 다 켜진 적은 없다. 대신 밤에는 이곳 무당벌레에 불이 켜져 있으면 아빠가 일터에서 돌아오지 않았으니 주위 주민들이 두 자녀를 잘 돌봐주라는 신호로 이용되고 있단다. 아빠가 귀가하면 무당벌레의 전등불이 소등된다고. 잠시 후 '깨끗한 골목길'이 있다 하여 이삼백미터 떨어진 구로구 초롱2길로 발길을 돌렸다. 골목길은 빛이 났다는 표현이 떠올랐을 정도다. 할머니 깔끔이봉사단 대원들이 매일 아침 운동겸 해서 바닥을 비로 쓸고 떨어진 휴지도 줍고 한 덕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마을가꾸기에 솔선수범하고 있었다. 봉사단 중 한 대원의 집은 1,2층 난관이 아예 덩굴손으로 에워싸여 녹색폭포수를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그런데 녹색마을들을 돌아보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름다운 녹색거리의 상공에 어지럽게 늘어진 전봇대와 전선줄이다. 고개를 들면 정리되지 않은 전깃줄과 각종 통신케이블선이 얼키고 설켜 혼란스러운 것이 옥에 티였다. 게다가 통신줄이 잘려나가 축 늘어진 채 방치되고 있어 녹색거리의 아름다운 모습이 반감되고 있었다. 해당 기관과 부서에서 현장을 방문하면 이들 전선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주었으면 한다. 바라건대 서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녹색주차마을, 그린파킹, 녹색디자인 거리가 앞으로 전국적으로 보다 확대 보급되어 대한민국 전체가 녹색마을로 자리매김하였으면 한다. 하이서울의 또 하나의 브랜드인 ‘녹색’ 바람에 전 시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하여 녹색네트워크를 이루고 명실공히 녹색혁명을 이루어 나갔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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