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다, 편하다, 쾌적하다
admin
발행일 2009.08.14. 00:00
버스환승센터 개통 이후 달라진 서울역 앞 이모저모 서울에서도 가장 복잡하기로 악명 높았던 서울역 앞 도로. 사람과 자동차가 실타래처럼 뒤엉켜 있던 곳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 실마리는 바로 지난 7월 25일 모습을 드러낸 버스환승센터다. 이번 개통으로 서울역 사방 10여 곳에 이르던 정류장이 축소되고 버스환승센터를 경유하도록 노선도 변경됐다. 특히 버스환승센터는 비행기 탑승구처럼 번호가 지정되어 있어, 해당 버스만 들어올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더불어 이전 정거장을 출발한 버스 번호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버스환승센터 개통으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해진 서울역 앞은 매번 밀리던 교통체증이 개선되고 승객의 환승거리가 단축됐다. 버스는 지정된 정류장 번호에 따라 순서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무정차, 급출발, 급정지가 불가능하다. 버스환승센터는 전체적으로 1번부터 11번 정류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서울역 앞에 있는 정류장은 1번부터 7번까지고, 그 중 1번과 2번은 택시 승하차장이다. 3번부터 7번까지가 실질적인 버스 정류장으로 무려 5개 차선에 걸쳐 있다. 나머지 정류장은 서울역 앞 사거리를 중심으로 8번은 서대문 방향에, 9번부터 11번까지는 시청 방향에 떨어져 있다. 이렇게 구분된 것을 모르는 승객들은 위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 우체국 정류장에 서다가 환승센터로 옮겨 운행하는 9301번 버스 기사는 “제 입장에서는 시간이 10분 정도 더 걸려요. 예전엔 바로 좌회전 했었는데 이젠 환승센터를 거쳐야 하니까요. 하지만 정류장에 정차할 때 비집고 들어갈 필요가 없고 승객이 타고 내릴 때 위험하지 않아서 좋습니다”라고 말하며 바쁘게 핸들을 돌린다. 서울역 앞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20년 경력의 모범택시 기사 김덕수(60세)씨를 만났다. 그는 “자주 엉키던 자동차 흐름이 정리된 것 같아요. 아직 이곳을 모르는 기사들이 엉뚱한 도로로 진입하는 경우도 있어 시비가 붙을 때도 있지만, 곧 정착될 것”이라고 전한다. 이처럼 당장은 불편하지만, 익숙해지면 더욱 편리한 곳이 바로 환승센터의 진가다. 광성중고등학교에서 남산도서관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환승하는 유청우(24세, 학생)씨. “전에는 서울역 앞에서 내리면 다른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정류장을 옮겨 다녔어요. 지금은 내린 자리에서 바로 탈 수 있어 편해졌죠. 시간상으로는 20분 정도 단축된 것 같습니다”라며 만족해했다. 덧붙여 우왕좌왕 뛸 필요도 없고, 버스 간격도 예상 가능해 쾌적해졌다고 전한다. 조혜미(가명, 학생)씨는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는 경우다. “환승센터가 개통된 뒤부터 이용했는데 지하철하고 연결돼 편하네요. 환승하기가 쉬워요”라며 분당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시민들과 모범택시 기사들이 인정하는 이곳의 장점은 환승이 쉽고 교통흐름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일단 버스환승센터의 주기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좀더 개선해야 할 부분들도 지적됐다. 모범택시 기사 분들의 말에 따르면 1~3번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 신호가 없어 위험하고, 택시 하차장 길이가 짧아 성급한 승객들은 도로에서 내린다. 기다릴수록 요금이 올라가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젊은 사람도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류장 안내 글씨가 작고 색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밤에는 조명이 없어 더욱 구별이 어렵다. 또한 도로 관리하는 곳이 용산구와 중구로 나뉜 탓에 청소상태와 쓰레기통 비치 등에 대해 이원화된 운영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 곳곳에 미흡한 점이 발견되었지만, 버스환승센터의 편리함은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 이 편리함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것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한 번만 봐도 이동 동선을 알 수 있는, 눈에 잘 띄는 문구와 색채로 된 안내판 설치가 필수일 것 같다. 더불어 안내원을 배치하고 노선 안내지를 더욱 세분화해 지금의 혼선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안내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떠나고, 돌아오고, 그들을 배웅하고, 또 이런 모습을 일상에 젖어 부럽게 바라보는 이들의 갖가지 사연이 묻어나는 곳. 바로 서울역 앞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실타래를 풀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가 버스환승센터의 가치인 것이다.
시민기자/장경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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