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무너졌지만 '빛'으로 일어난 그들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2.04.24. 00:00

수정일 2012.04.24. 00:00

조회 2,260

조세현 작가 사진강좌 수료생 15명 및 유명작가 자원봉사자 3명 작품 등 총 34점 전시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저는 '빚' 때문에 무너졌지만, '빛'을 통하여 희망을 얻었습니다." 한때 노숙인으로 불렸던 46세 아저씨 정씨가 사진강좌에 참여하면서 한 말이다. 정씨는 지난 2월부터 6주간 서울시 '희망 프레임' 제1기 과정을 수료했다. '희망 프레임'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과 다시 소통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의 하나로, 조세현 사진작가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수료생들을 지도했다.

지난 2월 21일 첫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된 사진강좌는 비록 6회였지만 촬영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사진의 기초이론부터 증명사진 촬영, 스튜디오 방문 촬영 그리고 야외촬영 등에 이르는 여러 차례의 실습, 외부특강과 피드백 등이었다. 외부특강에는 한용외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이사장, 김중민 포토스카우트 대표, 하민회 갤러리 '봄' 대표 등 사진 전문가들이 역시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니콘과 엡손 등 사진 관련 민간기업들도 교육과정 중에 사용되는 카메라를 무상임대 해줬다. 전시를 준비할 때는 우수 수료생에게 카메라를 선물하고 작품 인화에도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해서 준비한 작품 전시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오는 4월 25일(수)부터 4일간 열린다. '희망 프레임'에 참여한 노숙인 사진강좌 수료생 15명이 각각 2점씩 제출한 작품 30점을 비롯해 조세현 작가 등 외부 작품 4점을 합쳐 총 34점이 전시된다. 작품은 현장에서 판매하며, 판매금액은 5월부터 이어지는 제2기 기초반 및 8월 심화반 교육과정 등에 쓰일 예정이다. 25일 오후 2시에는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시회 개막식도 열린다.

정씨는 '희망 프레임'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고 계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좌가 끝난 지금도 사진 관련 서적을 보며 부족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정도다. 또 다른 수료생 박씨는 기회가 된다면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비췄다. 박씨는 피드백 시간에 기본 구도를 가장 잘 맞추며 감각이 있다는 평을 받았던 수료생. 강좌 수료 2주를 남겨놓고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지만 사진 프로그램에 끝까지 참여하기 위해 수술 날짜를 늦출 정도로 수업에 열중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노숙인 사진 전시회를 통해 서울시민들이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노숙인 분들의 세상과 사물에 대한 프레임을 보게 되는 의미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서울시는 앞으로 노숙인 삶의 복원을 위한 다양한 자활프로그램을 마련·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복지건강실 자활지원과 02) 6360-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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