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띠를 따라가보다

admin

발행일 2009.06.03. 00:00

수정일 2009.06.03. 00:00

조회 2,344



시민기자 이혁진




지난 일요일, 얼마전 개장한 '세운초록띠공원'에 들렀다. 종묘에서 바라본 공원은 하늘에서 덩그러니 잔디 광장 하나가 떨어진 것 같아 마치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가. 지나는 사람들마다 그곳을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같이 신기함, 호기심을 담고 있다. 공원에 다가가 가까이 마주 하니 무더운 초하(初夏)의 답답함은 순간 저 멀리로 달아나버린다.

초록띠공원에서 바라본 종묘의 모습은 더욱 실감이 난다. 종묘의 울창한 숲이 세운상가 쪽으로, 아니 저 남산까지 달려갈 듯한 기세다. 초록띠공원은 그 이름에 비해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차라리 조그만 광장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린다. 그러나 그 상징성이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공원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있다. 철거한 상가의 기둥과 보를 절단해 만든 앉음돌이 그것이다. 언뜻 보기엔 조각품 같다. 공원 앞 진입부에도 포장재로 환생한 상가의 기둥과 보가 있다. 모두 옛추억을 간직하려는 시도다. 그 순간, 청계고가를 철거하면서 남겨둔 청계천의 기둥들이 오버랩됐다. 내친김에 녹지축과 십자로 접하는 청계천을 살피러 삼일빌딩에 올랐다. 역시 청계천 물길은 선명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청계천처럼 언젠가는 도심을 가를 초록띠가 상상 속에 그려졌다.

백여 년 전 제작된 한성부지도에서 볼 수 있는, 북한산에서 목멱산(남산)에 이르는 푸른 옛모습들이 연차적으로 재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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