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부침개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7.26. 00:00

수정일 2006.07.26. 00:00

조회 1,443

비가 오면 생각나는 김치 부침개

시민기자 지혜영

아이들과 출출한 생각이 들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오늘의 간식은 비가 오는 날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음식인 "김치부침개".

사람들은 왜 비가 오면 부침개가 먹고 싶을까? 그것도 엄마가 해주신 김치 부침개가 간절해질까......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비가 오는 날은 밖에 나가 뛰어놀 수도 없고, 집에서만 놀아야하니 엄마들은 입이 심심한 아이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만들어야 했는데, 지금처럼 피자니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음식이 없었으니, 밀가루에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김치를 넣어 부친 김치부침개가 가장 만만했을 것이다.

또, 밖의 빗소리와 부침개를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는 기름의 지글거림이 어쩌면 닮아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비가 오는 날, 우리 몸에서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밀가루는 우리 몸의 열과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고 갈증을 해소해 주기 때문에 비 오는 날 먹게 되면, 높은 습도로 인해 지친 몸의 열기를 식혀주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해준다고 한다.

김치부침개 뿐만 아니라,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얼큰하게 끓인 바지락 칼국수나 야들야들한 수제비가 그리워지는 이유도 다 이 때문인 듯 하다. 우리의 몸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생존 방법을 알고 있으니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신 김치를 송송 썰고, 냉장고 안에 있는 야채도 총동원, 오징어도 조금 밀가루에 넣고 휘휘 저어 간 맞춰 재료를 준비하고,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노릇노릇 김치 부침개를 부친다.

예전 어릴적, 엄마가 해주신 사랑 듬뿍 담긴 "엄마표 김치부침개"를 엄마가 된 지금 나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김치부침개를 맛있게 부치고 있다.

비 오는 날.... 가족과 함께 노릇노릇 김치부침개를 먹으며 오순도순 옛날 어릴 적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건 어떨까?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