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노래쉼터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6.28. 00:00

수정일 2006.06.28. 00:00

조회 1,264

지하철역 노래쉼터

시민기자 김도영

지하철역 노래쉼터


땅거미가 질무렵 퇴근하는 귀가길에 들리는 환승역 동대문운동장역. 천근만근 삶의 무게를 느끼듯 터벅터벅 걷다보면 축 처진 어깨 뒤로 흥겨운 기타 가락소리가 들린다. 나즈막히 가락에 맞춰 들리는 노래소리를 따라가보니 환승 코너에 마련된 지하철 예술무대에 도달한다.

남자인데도 검은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무명 가수가 의자에 앉아 통기타를 퉁퉁 튀기며 제법 귀에 익숙한 노래를 불러댄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이제는 우리곁에 없는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노래다.

주위를 둘러보니 퇴근인파의 회사원들이 주로 많다. 그들도 업무에 지친 육신을 노래가락에 위로받기 위함인지, 의자에 앉아 원초적인 휴식에 충실하려는지 삼삼오오 모여있다.

그저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지하철과 역사가 최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공연장이나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었던 외국인들의 노래공연을 심심치 않게 지하철역에서 볼 수 있다. 또한 각종 그림이나 사진, 작품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들어서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이보다 서민적인 무대가 또 있을까? 아담한 무대위의 무명가수와 오가는 시민들이 함께 호흡하는 객석, 서민의 발 지하철의 분위기에 꼭 맞는 이러한 풍경이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웰빙쉼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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