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청계천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6.16.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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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6월은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이틀간 내린 비가 그친 후 청계천의 하류 쪽을 둘러보았다. 전날의 비 때문인지 물빛은 약간 흐렸지만 양이 많아서 한결 생동감 있게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하류를 가로지른 콘크리트 둑에 고기들이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어도에는 고기들이 많은지 꿈쩍 않고 물속을 노려보며 사냥감을 찾고 있는 왜가리의 인내심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양쪽 둔치에는 억새가 어른의 키만큼이나 자라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푸른 물결처럼 환상적이다. 물가로 나아가자 좁은 물길 넘어 인공섬이다. 섬에는 크게 자란 갈대숲이 우거져 속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자 풀숲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고 바라보던 새 한 마리가 나를 발견하고 재빠르게 숨는다. 어쩌면 지금쯤 알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공섬은 새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알을 품기에 알맞은 장소다. 사방이 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 등 다른 동물들이 접근할 수 없어서 가장 안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머지않아 몇 마리씩의 새끼를 거느린 오리가족들이 나타나 사람들의 호기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게 될 것 같았다. 양쪽 둔치를 연결한 다리를 지나 위로 올라갈수록 풀밭은 온통 꽃밭이다. 형형색색의 예쁘고 화려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모습이 여간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꽃이 피어있는 풍경이 아름다워서인지 산책 나온 시민들도 많다. 강아지와 함께 나온 할머니, 아기 손자의 유모차를 밀고 나온 할아버지도 보인다. 징검다리가 있는 곳에서 잠깐 앉아 쉬며 물속을 들여다보자 어른 팔뚝만큼이나 커다란 잉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모습이 장관이다. 마침 노인부부가 산책 나온 모습이 보인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으니 인근에 사는 노인들이라고 한다. “틈틈이 이 청계천에 산책을 나오는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요즘은 특히 꽃도 많이 피어서 예쁘고
물고기 구경까지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데요.” 어떤 할머니는 클로버가 흐드러져 밭을 이룬 곳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젊은 여성 하나는 물가의 돌 위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모습이고 밀어에 열중인 연인 커플도 보인다. 6월의 청계천은 갈대와 억새가 우거져 새들이 둥지를 틀어 알을 품기도 하고, 잉어들이 오르내리는 생명이 약동하는 생태공원이 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꽃이 만발하여 아름답고 싱그러운 산책로에는 산책 나온 시민들의 좋은 쉼터로 사랑을 받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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