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시설 갖춘 공공병원으로 거듭난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승철

발행일 2011.08.08. 00:00

수정일 2011.08.08. 00:00

조회 2,888

8월 16일 개원하는 신관

“이곳에 오면 무료진료도 받지만 옛 전우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병원입구에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인 두 명은 옛날 베트남 전쟁 때 정글을 함께 누비던 전우라고 한다. 고엽제 환자여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치료약도 받아 가는데 전화로 연락하여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병원을 찾아 몇 달 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중이라고 했다. 두 노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며 옛날 동료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거나 이야기꽃을 피우는 노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병원에서 무료진료를 받지 못했으면 오래전에 죽었을 겁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올해 84세인 한 노인은 6·25 한국전쟁 때 부상을 당한 상이용사였다. 어느 전투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으니 휴전회담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철원지역에서 싸웠던 전투가 가장 참혹하고 죽을 뻔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고 한다. 노인은 그 때 입은 총상으로 몸도 불편한데다 자녀들이 사업에 실패하고 어렵게 살아 도움 받을 곳이 없다고 했다. 국가에서 매월 지급되는 연금과 이곳 보훈병원에서 무료진료와 약을 조제해주어서 큰 불편 없이 살아왔다고 했다. 진료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 중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노인들도 있었다.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에도 보훈병원이 있지만 이곳 서울 보훈병원의 시설이나 진료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귀띔해 준다.

지난 주 폭우가 자주 쏟아지는 날씨 중에 찾은 서울 둔촌동 소재 보훈병원은 많은 환자들이 진료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자들은 거의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어쩌다 눈에 띄는 젊은 층은 병원 직원이거나 환자가족, 또는 보훈유가족들이었다. 80세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은 6·25 한국전쟁에 참여한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60대 중반에서 70세 전후의 노인들은 베트남전에 참가한 참전유공자들이 많았다. 전쟁 부상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병원이어서인지 휠체어를 타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듯 했다. 아침 7시경인데도 혈액과 소변검사 등 검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벌써 일을 시작하여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

병원의 이모저모와 이용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고객지원실을 찾았다. 담당직원이 친절하게 보훈병원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 수는 4천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입원환자는 5백여 명.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서 운영하는 서울보훈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예상했던 것처럼 70% 이상이 국가유공자들이었다. 나머지 이용자들도 거의 대부분 국가유공자의 유가족들이고 일반 환자의 비율은 2% 정도라는 것이었다. 명실공이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몸 바쳐 싸우거나 일한 애국지사와 우리나라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병원이었다.

병원 앞마당에 있는 보훈조형물현재 800병상인 이 병원은 그동안 증축공사를 하여 오는 8월 16일 개원하는 신관을 포함하면 1500병상으로, 최신 의료기기와 실력있는 의료진이 포진한 국내 유수의 공공병원으로 거듭난다고 한다. 현재 근무인원은 의사 300명에 간호사와 의료기사, 그리고 행정요원 등 1300여 명이며 진료과목도 30개 과에 이른다. 특별한 것은 전쟁에서 부상으로 손상된 수족을 보완하기 위해 보장구센터와 분소를 설치하고 운영하여 의수족 등 신체기능을 정형하고 보완할 수 있는 각종 보철구를 제작 공급하고 있었다.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길 27에 있는 서울보훈병원에 들어서면 앞쪽 오른편에 종교시설인 성당이 바라보이고 그 오른편에 응급의료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왼편에는 도로와 넓은 마당에 보훈의 상징 조형물이 서 있고 그 안쪽 우측에 진료실과 입원실이 있는 본관건물이 있다. 새로 증축한 신관 건물은 본관 건물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오는 16일 개관하여 본관에서 하던 업무 대부분이 신관으로 옮겨간다고 한다.

병원을 둘러보던 중 진료실 복도에 게시되어 있는 “우리 보훈병원은 모든 환자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인식하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진료에 임하며, 더욱 친절하고 편안하게 모시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보훈병원 고객서비스 헌장'이 눈길을 끌었다.

병원에서는 이용환자들의 이용편의를 위하여 지하철 2호선 잠실역 8번 출구 앞 150m 지점에서 아침 8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그리고 지하철 5,8호선 6번 출구 앞 50미터 지점에서 아침 8시 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단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문의 : 02-2225-1111)

#보훈병원 #국가유공자 #신관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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