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평생 처음 먹어본 자장면

최별님

발행일 2011.03.10. 00:00

수정일 2011.03.10. 00:00

조회 2,281

광진구 화양동에 위치한 젠샹하이는 상점을 새로 오픈함과 동시에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 업체로 등록된 업체입니다. 이곳에 저소득 어르신 10명을 모시고 서비스를 받고자 중국음식점으로 향하였습니다.

보통 젊은 사람들의 걸음으로는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조금 먼 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여 분이 넘게 걸려 중국음식점에 도착하였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어르신들이 오시는 모습을 2층 홀 안에서 내려다보고 계셨나 봅니다. 어르신들이 홀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직접 문을 열어주시면서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맞이해주셨습니다.

“계단 경사가 좀 높아서 어르신들이 올라오시는데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엘리베이터 설치를 고려해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라며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어르신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시는 사장님께 매우 감사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앉자마자 선택한 자장면과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새로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어르신들은 음식을 드시면서 연신 홀이 너무 깨끗하고 깔끔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고 맛있다는 칭찬도 연발하셨습니다.

지적장애 3급인 한이순(가명) 어르신은 자장면을 양념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며 하시는 첫 말씀이 “이게 이름이 뭐냐?”였습니다. 순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변사람들이 설마 자장면을 모르실까 의아해 하며 “자장면이에요”라고 말씀드리니까 “70 평생을 살면서 이런 것을 처음 먹어봤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자장면 아니었던가. 그 흔한 자장면이 어르신에게 있어서 평생을 잊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되었다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장님이나, 업체를 연계한 사회복지사 모두 이런 감동에 후원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습 니다.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힌 사장님이 어르신들에게 앞으로 더 좋은 일로 보답해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기부는 돈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렵고 힘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나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가진 일부를 조금씩 나누며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바로 그 것이 나눔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에게 ‘행복한 만찬’을 제공해주신 젠샹하이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별님(사회복지사)

#복지 #디딤돌 #서울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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