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한 그릇에 피어나는 행복
차정철
발행일 2011.03.03. 00:00
어려웠던 시절이 나눔의 씨앗이 되다
월곡동 한 골목,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동네 한 곳에 중국집을 경영하시는 한 부부가 있습니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을 딛고 일찍이 종암동 한 중국집 종업원으로 취직해 일을 배웠다는 최길홍 사장님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금세 눈시울을 적십니다. 친구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서 결혼한 후 가게를 낼 때에는 돈이 없어 셋방을 빼고 가게 안에 신혼살림을 차려서 지금의 가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만삭이 됐을 때까지도 설거지 등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내가 있었기에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가 2층에 어엿한 중화요리집을 경영하게 되었다며 최길홍 사장님은 새삼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복지관에 자장면 배달 와서 후원자가 되다
최 사장님에게 ‘남을 돕는다는 것’은 가진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이란 곳도 참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복지관에 자장면 배달을 갔다가 사장님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내가 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하던 사장님은 복지관에 후원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 사회복지사를 만나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을 소개받고 아름다운 이웃이 되었습니다.
자장면 한 그릇에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태양반점 출입문에는 여러 가지 예쁜 장식들이 꾸며져 있습니다. 25평 남짓 되는 크지 않은 상가에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형형색색 반짝이를 걸어두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게를 찾는 어린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몄다고 합니다.
월곡동 지역의 부모가 없거나 할아버지·할머니와 사는 조손가정 아이들에게 자장면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사장님 마음도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단무지로 자장면 그릇을 싹싹 닦아가며 맛있게 먹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뭔지 모를 보람과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자장면 한 그릇을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사장님은 이제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이 자장면을 대접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월곡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매월 스무 그릇씩 자장면을 제공하고 있고 자활근로로 수고하시는 아버님, 어머님들에게도 자장면을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장님의 꿈은 2층 상가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1층으로 내려오면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어서 덜 미안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어르신과 장애인들이 2층 계단을 올라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장사가 잘 되어서 1층으로 내려갈 수만 있다면 더욱더 많이 후원을 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자장면 한 그릇에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꼭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며, 사장님이 뿌린 나눔의 씨앗이 자라나서 월곡동 지역에 행복을 꽃피우는 따뜻한 지역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차정철(사회복지사)
* 참여 상담 : 서울복지재단 사업지원부 02)2011-0437, 0440 / 지역별 거점기관
홈페이지 : http://www.welfare.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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