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불문, 서울 거주 아이들에게 한국어 가르친다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2.15. 00:00

수정일 2011.02.15. 00:00

조회 3,927

자녀가 있는 외국인들이 서울 근무를 꺼리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교육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학교도 부족하지만 한국 교육기관에 입학시키고 싶어도 한국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동남아권으로 대표되는 비OECD 외국인 자녀들은 학부모의 경제적인 이유로 사설학원 학습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예 입학을 포기하거나 학교수업을 따라갈 수 없을 지경. 한편 갈수록 늘어만 가는 소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도 유아기 한국어 습득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한국 사람이면서도 한국어 실력이 떨어져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서울시가 나섰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 외국인․다문화가정 학력아동의 숫자는 2만여 명. 서울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부모의 출신국가에 관계없이 한국어를 배우고 소통할 권리가 있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언제 어디서나 한국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밀착형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것. 이들을 위한 밀착형 한국어교육 종합 지원방안의 핵심내용을 정리해본다.

미취학아동을 위한 한국어 방문교육 … 3세~12세 대상, 수강료 5천원

먼저 한국어가 서툰 만 3세~12세의 외국인·다문화 가족 자녀와 엄마 등 총 200가족을 대상으로 '맞춤형 한국어 방문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3월부터 12월까지 ▴주1회 일대일 맞춤식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월1회 교육정보지 제공 ▴연2회 적성 및 지능검사 등 심리평가 ▴연1회 한국사회 문화체험 및 문화특강 등을 중심으로 실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주로 교육한다. 특히 ‘한국어 방문교육’은 미취학 자녀교육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녀와 엄마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교육비는 1인당 단 돈 5천원. 총 4만 7천원 중 나머지는 서울시와 강사를 파견하는 (주)대교가 공동으로 지원한다.

‘한국어 방문교육’을 원하는 다문화가정은 서울시 홈페이지나 서울글로벌센터 홈페이지와 글로벌센터, 빌리지센터, 외국인근로자센터 등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또한 대교 콜센터(1588-1109)를 통해서도 접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시는 신청자 중 전산추첨을 통해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며, 외국인자녀 140명, 다문화가족자녀 60명을 25개 자치구 외국인자녀수 등을 감안해 자치구별 선발 인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2013년까지 2,500가족으로 교육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미취학아동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위치한 영등포다문화빌리지센터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오는 3월부터 영등포다문화빌리지센터는 매주 5회 4시간씩,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매주 4회 3시간씩 실시한다.

초등학생에게는 방과후교실 '한국어 특별반' … 매일 2시간씩 집중교육으로 학교적응 돕는다

오는 3월부터 서울시내 3개 초등학교를 우선 선발해 방과후교실 프로그램으로 매주 5회 2시간씩 외국인 아동을 위한 1대1 맞춤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25개 초등학교에 한국어 집중교육과 학교생활을 돕는 '외국인아동 한국어 특별반' 방과후교실이 마련되어 있으나, 주 1~2회 운영되고 있어 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고 이를 보완하고자 매주 5회로 확대 운영한 것. ‘한국어 특별반’은 학교당 20명의 소수정예인원으로 진행하여 교사가 1대1 맞춤형으로 학생들의 교육수행능력에 따라 한국어 강습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초등학교 취학설명회 개최 … 한국학교 입학부터 학교생활과 방과후 관리까지

일반 서울시민들 중에도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으면 막막한데 하물며 서울 사는 외국인․다문화 가정 부모들의 고민은 오죽 할까. 이를 해소하고자 서울시는 오는 20일(일) 오후 2시부터 명동에 위치한 서울문화교류관광정보센터 해치홀에서, ‘취학준비와 건강한 학교생활’을 주제로 다문화교육거점학교인 서울인헌초등학교 김은경 교사와 나리따마미 교사를 강사로 모시고 학부모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한다. 설명회에서는 취학점검표를 통해 취학 전 준비사항을 알려주고, 자녀알림장 쓰기 지도 실습도 해본다.

특히 인헌초교 이중언어교사인 일본 출신의 나리따마미 씨가 들려줄 다문화가정의 어머니로서 실제로 아이를 키워본 경험과 학교에서 직접 접한 아이들의 사례는 참가자들의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이날 행사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부모들을 위해 영어, 몽골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타갈로그어 등 5개 언어 통역 봉사자가 참여한다. 서울시는 향후에도 교사와 이들 학부모간의 원활한 면담을 위해 중간에서 통역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풀(pool)을 구성해 통역지원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매주 토요일 다문화학당 운영 … 엄마는 한국어 교육을, 자녀들은 엄마나라 말 배워요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엄마에게는 한국어 교육을, 자녀에게는 엄마나라 말을 가르쳐주는 ‘이중언어교육’과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예체능교육’을 함께 해주고 일대일 상담까지 해줘 큰 호응을 얻어온 서울글로벌센터의 '다문화학당'도 계속 된다. 올해도 3월부터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해 몽골, 베트남, 중국, 필리핀,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반으로 나누어 4월부터 7월까지 운영한다. 교육 특성상 부모와 자녀 각각 36명의 소수로만 운영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만큼 가족적인 분위기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한국거주 목적에 따른 ‘맞춤형 한국어교실’도 운영되는데, 이 강좌는 결혼이민자에겐 가정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근로자에게는 근로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중점적으로 알려준다. 지난 한 해동안 맞춤형 한국어교실을 통해 약 2천명의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이 교육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특히 동화구연을 통해 결혼이민자들이 동화구연 3급자격증을 취득하고, 더 나아가 취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모자 동화구연반도 실시한다.

신면호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외국인․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응을 위한 기초가 되는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기존 성인에 집중되어 있던 한국어교육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고 한국학교에 입학해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