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세종문화회관 구경해봤나?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10.12.20. 00:00

수정일 2010.12.20. 00:00

조회 3,123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합창 뮤지컬『왕자와 크리스마스』를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보았다. 18일 토요일 오후 3시의 첫 공연을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9988 행복콘서트'에 무료로 선물한 것이다. '9988 행복콘서트'는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갖고 계신 60세 이상 '신세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2008년 12월부터 개최해온 것이 벌써 올해 들어 13번째 공연이라고 한다. 선착순이라기에 시민기자도 노인 자격으로 공연도 보고 취재도 할 겸 줄을 섰다.

공연 홀 앞 휴게실에 2시 40분 입장을 기다리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분들은 기초질서 지키기 서울시연합회에서 왔으며 초대된 것은 아마도 봉사활동에 대한 일 년 동안 수고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고 모두들 말했다. 그리고 저만치 무리에 떨어져 계시는 노인 한 분이 있어 참석하게 된 연유를 묻자 서울시홈페이지의 하이서울뉴스에서 보고 왔다고 했다. 하이서울뉴스 시민기자로서 이렇게 시원한 대답을 들어본 일이 없었기에 더더욱 감격했다. 이제 하이서울뉴스가 노인들에게도 읽혀지고 있는 것인가.

줄거리는 이렇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정동의 어느 교회 합창단 단원인 선우는 교회 한 창고에서 낡은 크리스마스 관련 자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종지기 할아버지를 통하여 옛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시대는 1904년 개화기. 조선시대 야학당에서 궁궐 밖을 동경하던 왕자는 평민 덕구를 통하여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인 궁궐 밖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이였다.



한마디로 이 뮤지컬은 왕자와 궁궐 밖 친구들이 만드는 따스한 감동 드라마이다. 그 시대의 어두운 역사그늘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희망의 드라마이기도 했다. 마치 어린이들이 자라 만나게 될 세상은 그 때의 그 세상보다 더욱 아름답고 지금의 이 세상보다도 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길 같이 기도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프로그램 구성은 14단원으로 꾸며진 합창과 독창으로 불리는 뮤지컬이다. 이 노래들의 가사는 해학적이고 솔직하게 현실을 표현하면서도 의미가 있었다. 몇 단원만 선정하여 소개하면 4단원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에서는 제재가 많은 왕자의 궁궐생활 하루를 노래했으며, 12단원의 '나는 조선의 왕자'는 조선 말기의 혼란스러웠던 현실을 기도로 호소하고 있었다. 13단원에서 '왕자와 덕구'는 평민의 친구가 되어 자유롭게 어울리면서 궁궐의 막힌 세상에서 나와 탁 트인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었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고운 소리와 아주 섬세한 표현으로 나이 든 관객들이지만 쉽게 전달됐다.



노선락 작가와 이종석 연출로 완성된『왕자와 크리스마스』에서 음악은 다른 뮤지컬과 달리 합창이 중심이며 배역과 이야기의 흐름보다 하모니가 전달하는 감동이 더 컸다. 어떤 움직임보다도, 어떤 무대장치보다도, 어떤 연기적 완성도보다도 합창을 통한 음악적 완성도와 아주 간단한 장치와 연기를 통한 연극적 상상력을 관객 여러분들과 깊이 공유하는 것이 이 뮤지컬의 특징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뮤지컬의 주역인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은 1964년 “노래는 맛있게, 표정은 밝게, 마음은 즐겁게”를 기본정신으로 창단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동요와 민요의 보급은 물론 유럽전통 합창음악, 세계 각국의 민요와 동요를 들려주면서 어린이와 성인 관객들에게 폭넓은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고 한다. 1972년 일본 순회 연주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의 해외공연을 다녀왔다고 한다. 

덕수궁과 양이재 등 실제 배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미있고 살아있는 역사이야기에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21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또 다른 어르신 무료 공연인 뮤지컬 '애니'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야 말해주면 어떡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이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9988 행복콘서트'는 매년 여러 번 개최된다고 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려면 서울시홈페이지를 매일 열어 세종문화회관 공연일정표를 보시든지 아니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인 120다산콜센터를 이용하시면 될 것 같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