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서울시에서 무얼 해드릴까요?

시민기자 이상무

발행일 2010.12.16. 00:00

수정일 2015.12.18. 15:26

조회 2,698

지난 15일 오후 3시부터 용산노인종합복지관 3층 회의실에서 노인 복지에 관심이 있는 어르신들과 데이케어센터 노인복지관 종사자 120명이 모여 치매 홀몸 ‘저소득 어르신 지원방안’을 주제로 오세훈 시장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오시장은 민선 5기 이후 11회에 걸쳐 청소년 실업문제ㆍ학교 교육문제ㆍ디자인 정책 문제에 대해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서울시 소통위원 신청서를 받고 있었다. 소통기획팀 구종원 팀장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위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메신저 역할을 하여 달라고 부탁하면서 신청자격은 참여의지와 열정만 있으면 되지만 보수는 없다고 한다. 지금껏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시민들과의 소통 채널이 있었지만 현장의 소리를 직접 귀담아 들어 복지정책을 잘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는 “오늘 소통의 자리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시정을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니 쓴 소리를 해 달라”고 하면서 “민원 차원의 얘기보다 복지 예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큰 틀을 얘기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그러나 질문자들은 자기 지역의 복지관과 경로당시설 노후문제ㆍ기초수급자로서의 주거문제 등 개인적이고 지역 민원 수준의 문제를 얘기 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자가 취재했던 지난 8월 디자인정책 현장대화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참석자 대부분이 어르신들이긴 했지만 주위 눈치도 안보고 핵심내용의 전달보다는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설명하는 데 치중한 점은 안타까웠다. 심지어 너무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할머니도 계셨다.

물론 구체적인 정책에 관한 질문들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한 달에 20만원 씩 받고 도우미를 했었다는 한 노인(70세)이 그것마저 못하게 돼 일자리가 없다고 하소연하자 오시장은 “작년에는 특별하게 세계적인 금융공황으로 정책적으로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었다”면서 “내년에는 36,000개, 후년에는 44,000개의 일자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였다. 강서노인복지관에서 오신 이동우 할아버지(79세)는 복지관에서 마술과 일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복지사들이 아들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급여를 올려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노인들이 복지사들의 질 좋은 서비스를 받기위해서라도 복지사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오늘 참석한 어르신들은 대부분 소속 복지관 복지사와 함께 오셨다.

이밖에도 목동에서 오신 한 어르신은 조건 없는 베풂보다 본인의 능력을 활용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하였고,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한 학생은 대학입시가 끝나고 여가시간에 봉사를 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하였다. 오늘 100분 동안 질문자로 참석한 어르신들은 무려 30여 명이 넘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데이케어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여부와 운영자에 대한 인건비와 인센티브를 인상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오시장은 “25개 구청에 250개 데이케어센터가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하면서 “이용자 반응이 아주 좋아 계속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복지사들의 급여 수준이 낮다는 것은 알면서도 예산이 부족하여 구석구석 골고루 혜택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형 데이케어센터란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주간보호시설이다. 시내 5,000여 명의 치매노인이 이용할 수 있어 간호하는 환자가족까지 감안하면 20,000여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10분 거리에 위치하는 치매노인 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를 확충하여 치매병원을 권역별로 4개소를 건립하고 5개 행복타운을 2014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이곳은 1,000원 내고 들어가면 찜질방, 이발, 미용, 장기, 영화 등을 즐기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치매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로,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파킨슨병으로 노후를 불행하게 보냈다. 누구나 자식들에게 신세지지 않고 죽는 것이 소원이지만 조물주는 마음대로 죽게 하지 않는다.

오시장은 마지막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골고루 혜택을 못 받고 있다. 데이케어센터에 차량지원문제ㆍ복지사 처우개선 문제ㆍ복지부와 서울시 중복행정사례ㆍ경로당 예산 삭감문제 등 그간 제기된 문제들을 파악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사무실에서보다 현장 얘기를 실감나게 들었고 일선에서 고생하는 복지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인사하였다. 경제학용어에 ‘한계효용 균등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한정된 예산을 최대효과가 나도록 사용하는 것이다. 골고루 혜택이 가도록 살림살이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건강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암ㆍ뇌혈관질환ㆍ심장질환 등 3대 사인(死因)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으면서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기 위한 노후준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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