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웰빙음주법, 다시 정리해보자
발행일 2010.12.08. 00:00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라는 재미난 곳이 있다. 경인년 한해도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동짓달 그믐밤. 종로통 옛날 세기극장 자리 서울시네마 7관에서 중앙일보시사미디어 SM지사가 주최하는 '피할수 없는 음주, 건강생존 노하우'란 타이틀 하에 바로 이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소속 나장원 연구원의 강좌를 들었다. 매년 말이면 송년회를 비롯해 각종 공사(公私) 모임때문에 1차 회식자리는 물론 2, 3차의 순례코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올 연말이라고 결코 예외는 아닐 듯 싶다. 이맘 때가 되면 거의 매일 들이키는 술때문에 청장년은 간이, 중노년층은 뇌와 간이 쉬이 망가져버리기 일쑤다.
흡연이나 도박처럼 음주의 폐해도 점차 커감에 따라 정작 술을 주조해 팔면서도 내심 찜찜해 하던 술도가(釀酒場)들이 서로 합동·출연해 만든 것이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영어로 줄여 KARF). 산하엔 알코올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카프(KARF)병원도 운영 중이다. 센터에서는 2000년부터 급기야 '술 제대로 알고 마시기 캠페인'을 심도깊게 펼치고 있는데 이번 강연도 그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한다.
강연의 골자는 한마디로 '원폭깡', 즉 '원샷, 폭탄주, 깡술, 연일연짱, 3차까지'라는 한국인의 5대 술 관습 타파였다. 물론 아예 아니 마시니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대로 이것만 피해도 음주로 인해 뇌와 간이 병들고 파괴되는 것의 50%이상은 줄일 수 있다는 음주법을 배워보자. 철이 철이니만큼 강의록과 센터의 최신판 리플렛, 각 의료 기관의 금주치료 매뉴얼 중 핵심만 모아 간략히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이름하여 '건전음주 10계명'이다.
1계명: 즐거운 분위기에서 동료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마셔야 한다.
‘즐거워서 한 잔, 시름을 달래려고 한 잔’이라는 말이 있지만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와 술이 합쳐지면 술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에 직접 작용하여 스트레스를 오히려 배가시킨다.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면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술을 마시고, 중간중간 물을 마셔 주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 물에 희석돼 덜 취할 뿐만 아니라 음주 뒤 숙취의 원인 중 하나인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2계명: 억지로 마시지 말 것이며, 억지로 권해서도 안 된다.
‘술은 권해야 제 맛인데 웬 말이냐?’고 반문할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량을 넘긴 음주 경험이 바로 '술 권하는'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 음주 후 얼굴이 많이 붉어지는 사람은 해독능력이 적으므로 더욱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3계명: 급하게 마시지 말아야 한다.
폭음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과음이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폭음(또는 '원샷')은 더 나쁘다. 폭음자의 문제가 과음자의 문제보다 3배가 넘는다고 한다. 천천히 술을 마시면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 양이 적어져 음주로 인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4계명: 1차에서 끝내야 한다.
2차 술자리 이상에서는 통상 폭탄주 등으로 과음이 수반된다. 불가피하다면 중간에 1시간 이상 비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5계명: 안주가 없는 술자리는 피해야 한다.
애주가들은 '진짜 술꾼은 빈속에 술을 마셔야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양가 있는 음식을 미리 먹거나 먹으면서 마셔야 한다. 공복시 음주보다 3배 이상 알코올 흡수속도를 늦추고, 알코올의 체내 축적을 막기 때문이다.
6계명: 음주량은 가능한 한 주종별 표준 잔으로 3~5잔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주량에는 개인차가 있으나, 심장병에 도움이 되는 주량은 남성의 경우 2잔 이내에 불과하다.
7계명: 한 잔이라도 마시면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소량(사람에 따라 단 한 잔)의 술도 균형 및 거리 감각을 흩트리고 과속을 하려는 심리변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8계명: 연일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소한 사흘은 걸러서 마셔야 한다.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최선의 회복방법은 최소 3일의 금주이다.
9계명: 진통제, 수면제, 당뇨병약 등 다른 약물과 함께 마시지 않아야 한다.
술과 약물의 결합으로 뇌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영양소 대사,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간이 파괴된다.
10계명: 독한 술은 희석하여 마셔야 한다.
알코올은 거짓이 없는 물질로, 마신 만큼 몸을 취하게 한다. 독한 술은 당연히 몸을 빨리 취하게 하고, 순한 술보다 아세트알데히드 등 독성 물질을 체내에 빨리 생성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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