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다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0.09.30. 00:00

수정일 2010.09.30. 00:00

조회 2,699


지난 9월 29일 수요일 오전 10시. 시장과의 현장대화가 서울화계초등학교 3층 체육관에서 열렸다. "방과후학교가 도대체 뭐야?" 방과후학교 교육시스템에 대해서 학부형들의 대다수는 알겠지만 모르는 분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방과후학교란, 기존의 특기적성교육과 방과후교실, 수준별 보충학습을 통합하여 2006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교육체제다. 다양한 학습욕구와 보육욕구를 해소하여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사회 양극화에 따른 교육 격차를 완화하여 교육복지를 구현하며, 학교·가정·사회가 연계한 지역 교육문화의 발전을 꾀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1995년 5월 31일 교육개혁안에 따라 2003년까지 특기적성교육 등 방과후 교육활동이 운영되었고, 2004년 2월 17일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따라 수준별 보충학습과 특기적성교육, 방과후 보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2005년 3월 기존의 특기적성교육과 방과후교실, 수준별 보충학습 등으로 운영하던 명칭과 프로그램을 '방과후학교'로 통합하여 48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06년부터 전면 실시하였다. 자율성·다양성·개방성이 확대된 혁신적 교육체제를 표방하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각급 학교에 따라 단계별 목표를 정하였는데, 초등학교 1~3학년은 방과후 보육 및 교육 욕구 해소, 4~6학년은 특기적성 및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학교 밖 교육을 학교 안으로 흡수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화계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학습과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업들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모임이 진행되기 전,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전영미(3학년, 5학년 학부형) 씨에게 물어보았다. "아나운서, 수영, 컴퓨터, 주산, 암산, 로고제작 등이 있어요." "수업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네요." "네, 그런 편이죠. 하지만 컴퓨터수업이 들어오면서 영어수업이 빠진 것이 살짝 안타까워요. 요즘 같은 시대에 영어를 안 가르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따로 영어학원에 보내야 할 상황이 되니 그 점이 아쉽더라구요. 또 고학년의 경우는 저학년 수업이 끝나는 5시에서 6시 사이에 수업이 진행된답니다. 영어학원 다니고 그러다보니 시간대가 맞지 않아 참석하고 싶은 수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요. 교실도 부족하고 지도교사도 부족하다보니……" 하고 나름 아쉬운 마음을 귀띔했다.



오세훈 시장이 자리에 참석하고 아나운서를 통해 진행이 시작되자 많은 학부형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한 의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과후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 분위기가 질적인 향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소득층 아동들이 지원받는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이미지가 향상되었으면 좋겠다", "지원학교를 계속 유지하고 확대했으면 좋겠다", "지원부족으로 방과후 교사가 너무 자주 바뀐다. 자질있는 전문 교육자를 보충해줬으면 좋겠다", "큰 학교, 작은 학교 구별없이 균등한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 "인성교육을 시킬 수 있는 수업반을 따로 형성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면 좋겠다" 등 많은 제안이 나왔다. 또한 교육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정 학부모가 원하는 방과후학교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현직 교육관계자의 열띤 의견도 있었다.

이에 오시장은 "점진적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우선순위에 대한 가치관을 정하여 균등지원 하도록 할 것이다. 지난 2월부터 실행하기 시작한 사회적기업 사업으로 좋은 선생님 교육운영을 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전문 선생님으로 투입하여 질좋은 방과후학교를 양성해나가겠다. 과외로 나가는 돈이 꼭 필요한 부분에 쓰일 수 있도록 교육청에 예산을 도입하도록 애써보겠다. 방과후학교의 도입기라서 시행착오가 많다. 사교육 없애기, 범죄 없는 학교,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학교안전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의견 또한 다양했다.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 아이들 안전 관리가 유지되고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학교 주변 및 내부 조명이 너무 어둡다. 밝게 해줬으면 좋겠다", "도시계획 후 설립된 학교 주변은 교통안전체계가 잘 잡혀있는 반면 동부권 학교는 교통안전 노출이 많다", "전주와 전선을 없애 쾌적하고 안전한 학교 주변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정차 단속 및 CCTV 등의 안전 안내문구가 많지만 잘 단속이 되지 않고 작동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 "주차단속은 철저히 실행해주고 고장 난 CCTV 기기들은 빨리빨리 수리해주면 좋겠다", "학교담장을 투명하게 설치하여 아동들의 모습을 밖에서도 잘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 "지킴이 활동을 하는 분들을 지원하여 더 많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 주변 교통표지판 및 바닥이 노면화되니 잘 관리하였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바닥에 안전관리를 보완해 줬으면 한다", "방학동안도 무료급식이 실행될 수 있었으면 한다", "녹색어머니를 활용했으면 좋겠다. 교통관리 권한을 넓혀주고 재정적 지원을 해 주면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안전관리로 지정된 학교에는 청원경찰 등 학교안전관리 관계자가 머물 수 있는 수위실 등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20여 명의 학부모형들과 교육관계자들의 발언이 끝나자 오세훈 시장은 "어머니들이 더욱 자긍심을 갖고 지킴이봉사활동에 참여해주시기를 바란다. 인성교육은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교육이니만큼 더욱 노력해보겠다. 또 범죄로부터 아동들을 지키기 위한 사업으로 CCTV, 학교보안관 2인, 심리상담사 1인을 갖추려고 내년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자녀의 학교생활 안전을 우려하는 학부형들의 의견에 해결방안을 밝혔다.

시장과의 현장대화를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학부형에게 모임에 참석하고 느낀 점이 어떻냐고 물었다. "학부형들의 의견을 서울 시정에도 반영하려고 애쓰는 관심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떤 학부모는 "요사이 아이들에게 학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좋으니, 학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좋으니?"하고 물으면 학교수업에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을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처럼 어린이 성범죄가 많은 세상에 어린 딸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학생 보살핌, 청소년 보호 선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개설되어 학생 개개인의 안전권을 최대한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의 의견도 나타냈다.

이번 모임을 지켜보면서 '학교안전 및 방과후학교'는 어느 한 쪽만이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닌, 교육청 관계자와 지역사회 그리고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깊이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느꼈다. 앞으로도 방과후학교 수업 그리고 학교안전시스템 등의 문제해결방안을 위한 모임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래서 화계초등학교의 교육목표인 '명품교육,사랑, 꿈, 믿음을 키우다'처럼 방과후 학교교육과 안전관리가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 더욱 향상되고 발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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