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맛 나는 지하철 행복 장터

admin

발행일 2010.07.19. 00:00

수정일 2010.07.19. 00:00

조회 3,116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당시 내걸어 유명해진 구호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와 비슷한 말로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란 말이 있다. 요즈음 일자리 문제가 어디 가나 화제 거리다. 일자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며 가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늘릴 수만 있다면 복지가 저절로 증진되고 납세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고용을 늘리지 못하는 복지는 오래갈 수 없고, 선심성 복지는 자립 의지까지 떨어뜨린다.

일자리의 어려움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고,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겪고 있는 사회 문제다. 모든 산업이 자동화되면서 10명이 필요하던 일을 1명이 할 수 있으니 나머지 9명은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이 이전되었으니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온 나라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들을 늘이려고 고민에 빠져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각 지방 자치단체와 함께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5678 행복 장터'를 지하철 역사 여유 공간 65곳에 개설하여 지난 5월부터 3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7호선 청담역에는 비상시 대기하는 예비 선로에 열차를 세우고 전동차 안에서 팔도 농특산물을 파는 장터를 마련하였고, '중소기업 우수상품 장터'를 마련하여 많은 사람들의 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행복장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명예를 걸고 하는 사업이므로 믿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원산지 증명이나 농약 성분 유무를 구분하기 어려운 농수산물이나 한약재는 여기서 믿고 살 수 있다. 농수산부에서도 농촌 지역 일거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동하기 어려운 '상품 진열대’ 200대와 채소를 신선하게 보관 할 수 있는 ‘냉장 쇼 케이스’ 16대를 기증하였다.

지하철 6호선 불광역 행복장터에서 일하고 있는 박연숙(51세) 씨는 요즈음 일거리가 생겨 삶의 보람과 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대학생 두 자녀의 등록금만 한 학기에 9백만 원이 넘어 노후 준비는 꿈도 못 꾸고 있는데 일자리가 생겨 1백만 원 이상 월급을 받아 기쁘다고 하였다. 결혼하기 전 직장 생활을 하였지만 결혼한 지 20년 동안 집안 살림만 하여 공백 기간이 너무 많아 사회 물정을 잘 모른다면서 여자들은 비교적 남자보다 일거리 찾기가 쉽지만 자기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행복장터 판매원 일은 보람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품질을 보증하는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생산농가에 새로운 판로를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여 질 좋고 저렴한 상품을 연결시켜주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근무기간이 6개월 한시적으로 정해져 있어 장래가 불안하다고 하였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일과 컴퓨터부터 배우라'고 조언한다고 읽은 적이 있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누군가 당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제대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없지는 않은가. 내가 보람을 느끼며 남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 일이 건강과 가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과거를 빨리 털고 20~30년 몰두할 일을 찾아야 한다.

#행복장터 #불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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