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견이 정책으로! 구파발천 꽃다리 탄생
발행일 2020.12.15. 11:43
주민참여제를 통해 조성된 구파발천 꽃다리 ⓒ김정희
구파발천은 은평뉴타운이 탄생되면서 기존의 계곡의 물길을 살려 만들어진 소하천이다. 북한산 계곡에서 시작되는 폭포동에서 창릉천까지 이어져 한강으로 나가는 물줄기이다. 구파발천 꽃다리는 필자가 은평뉴타운으로 이사 온 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어 완성되었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제안하면 정책으로 반영되는 주민참여예산제로 만들어진 사례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들이 직접 지역에 필요한 곳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런을 검토, 조정하여 예산 편성 등 예산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민참여와 그에 따른 적절한 권한 부여로 직접 민주주의 실현하는 제도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자 주민참여예산제 워크숍과 주민참여예산 청책공청회 등을 개최하였고 서울시 주민참여네트워크와 주민참여에산에 대한 쟁점사항을 토의하여 [서울시와 시민단체 단일 조례안]을 시의회에 조례합의안을 제출하였다. 서울시는 서울시 전체구에서 시민제안 사업을 서울시 주민으로 조직된 주민참여예산위원 50%와 시민참여단 2,500명 50% 투표결과를 합산하여 사업을 최종 결정한다.
꽃다리가 세워지기 전에 유일하게 건너갈 수 있던 징검다리 ⓒ김정희
필자는 은평구 주민참여예산 활동을 2012년부터 시작하였고, 2014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위원이 되었다. 당시 필자가 속한 분과는 공원분과였다. 서울시 전역의 공원들의 문제점과 그것을 개선하고자 주민들이 올린 제안을 검토하였다. 사업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먼 곳까지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불사했다. 주민이 올린 제안을 검토하느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회의는 밤 11시가 다 돼서 끝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정책이라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오리가 찾아드는 생태하천인 구파발천 ⓒ김정희
꽃다리가 있는 연못은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모아 만들어진 곳이다. 많은 잉어와 물고기가 살고 있으며, 물고기를 찾아서 날아온 청둥오리와 왜가리가 날아다닌다. 살아있는 자연을 볼 수 있는 주민들의 쉼터 힐링의 장소이다. 그런데 산책을 하면서 건너편 인공폭포에 마련된 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기에 본인처럼 징검다리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물론 휠체어, 유모차 모두 건너편으로 가려면 시작되는 부분에서부터 건너편으로 산책을 시작해야 하는 불편함에 주민들이 불만은 쌓여만 갔다.
게다가 구파발천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물길만 있지 조경시설이 전혀 없었다. 장맛비에 둑이 무너져 산책길이 없어지기 일쑤였다. 그런데 2016년, 구파발천이 서울시 참여예산으로 선정되었다. 하천에 창포도 심고 도로 주변에 조경수도 심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뚝이 무너지는 일이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물길을 막지 않기 위한 돌다리만 존재했다.
꽃다리를 이용하면, 한국고전 번역원이나 사비나 미술관으로의 진입이 훨씬 간편하다 ⓒ김정희
구파발 하천은 길이 양쪽으로 있는데 구파발역에서 시작되는 곳은 한국고전 번역원이나 사비나 미술관으로 건너가려면 모두 군데군데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장마철이나 물이 많이 내려오는 시기에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은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위험하였다.
그런데 주민참여예산제의 예산으로 중간중간 꽃다리가 만들어져 이제는 어린이들은 물론 반려견 산책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 산책 나온 주민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구파발천 곳곳에 만들어진 꽃다리에서 어린이들과 가족들은 늘어난 청둥오리들에게 먹이도 주고 마음껏 소통하는 다리가 되었다.
어린이는 물론 휠체어를 타고 나온 모든 이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꽃다리 ⓒ김정희
주민들의 불편함을 제안하고, 그것이 정책에 반영되어 2020년에야 드디어 꽃다리가 완성되었다. 지금은 모든 주민들이 이 꽃다리를 건너 인공폭포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는 편리한 다리가 되었다. 구파발천은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서울 둘레길이다. 은평구민은 물론 서울시 전체의 시민들이 이곳을 통해 북한산으로 등반을 하거나 혹은 둘레길을 걷는다. 이렇게 주민의 제안사업으로 주민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다리가 만들어지니 이보다 더 좋은 정책이 있을까 싶다.
코로나19 시대에 산책할 수 있는 하천이 있어서 다행이다 ⓒ김정희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운 주민들은 구파발천에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산책을 즐기고 있다. 특히 북한산 둘레길을 통해 북한산으로 오는 서울시민들에게 천변의 둘레길은 정말 유용한 길이다. 이런 곳에 건너기 편한 꽃다리는 꼭 필요한 다리로 이제 은평의 랜드마크로 불릴 정도로 주민들에게 유용한 다리가 되었다.
구파발천 곳곳에 설치된 꽃다리 ⓒ김정희
구파발천 곳곳에 만들어진 꽃다리에서 어린이들과 가족들은 늘어난 청둥오리들에게 먹이도 주고 마음껏 소통하는 다리가 되었다. 보행약자들에게는 편리함을 주었고 보행자들에게는 미끄럼 사고 등 안전상 위험 소지가 있는 징검다리가 아닌 안전하게 건너편 아파트 단지 또는 산책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특히 이 다리는 갑자기 강물이 불어난 강우에는 대피 다리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다리를 조성하면서 주변의 식재도 함께 이루어져 이제 많은 주민들은 이곳에서 산책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에 제안하고 싶거나 참여예산 위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면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 (https://yesan.seoul.go.kr/intro/index.do)에 문을 두드려 보자. 홈페이지에서는 참여예산에 선정된 사업들의 추진 현황과 결과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직접 살면서 경험해보니 주민참여예산제는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서울시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직접 참여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서울시민으로써 자신의 사는 서울시를 명품 도시로 만드는 것에 동참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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