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 황학동의 추억, 온라인 전시로 만나요!

시민기자 김민선

발행일 2020.10.23. 14:29

수정일 2020.10.23. 14:29

조회 306

아주 오래 전, 한적한 논밭에 누런 빛깔을 가진 전설의 학이 나타나 그곳에서 춤을 추었다. 이후 그 일대를 ‘황학동’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황학동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서민들의 울고 웃었던 역사가 깃들어 있다.

현재, 청계천 박물관에서는 지난 50년의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이란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관람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서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https://museum.seoul.go.kr/)에 들어가면 VR 온라인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내에 마련된 VR 온라인 전시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내에 마련된 VR 온라인 전시관 ©서울역사박물관


VR 온라인 전시는 관람이 쉽다. 몇 가지 아이콘만 조작하면 박물관이 그대로 우리 집 안에 펼쳐진다.


가장 왼쪽에 있는 작은 네모 박스는 ‘안내 이미지 보기’이다. 아이콘을 누르면 관람 장소들이 바로 아래에 작은 사진과 함께 뜬다. ‘+’와 ‘-’는 화면 확대와 축소의 기능이다. ‘i’는 마우스 조작 방법 및 설명서다. 화면은 가만히 두면 자동으로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이때 ‘360도’ 회전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돌아가는 것이 멈춘다.


사람 모양의 아이콘은 ‘자동 둘러보기’ 기능이다. 그 옆에 화살표가 사방으로 나 있는 버튼은 ‘풀스크린’ 기능으로 화면에 있는 아이콘들을 감춰준다. 화면 왼쪽 위에 있는 그림은 박물관 전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관람지도’이며, 클릭하면 관람 장소가 보인다.


동문 밖 마을, 두모방에서 황학동으로 ©서울역사박물관

동문 밖 마을, 두모방에서 황학동으로 ©서울역사박물관


행정구역에 속하지 않는 한양도성 밖 동교에 해당했던 황학동은 왕십리와 뚝섬에서 생산한 채소를 한양도성으로 공급하던 장소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들고,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황학동에 모여 물건을 사고팔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때부터 황학동을 ‘만물시장’이라고 부르며 다양한 물품의 거래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쌀가게와 저울, 그리고 현재의 주방용품 ©서울역사박물관
쌀가게와 저울, 그리고 현재의 주방용품 ©서울역사박물관

신당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시장’은 1980년대 서울에서 소비되는 쌀의 70%를 공급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시장은 한국전쟁 전후로 서울 3대 시장으로 꼽히는 전통시장이다. 전시장에는 쌀을 담아서 팔던 물건과 손으로 쓴 가격표 그리고 장부 등도 볼 수가 있다. 그 시절 쌀가게에 쌀을 사러 갔던 어른이라면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듯하다.

신발과 가방, 시계 등의 전시물품 ©서울역사박물관
신발과 가방, 시계 등의 전시물품 ©서울역사박물관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후 황학동에서는 군복과 관련된 제품들도 거래되었다. 그 일대에는 속옷과 양말, 그리고 군복 등을 쌓아 놓고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했다고 한다.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가장 먼저 사드렸던 빨간색 내복과 할머니들이 쓰시던 재봉틀, 그때 그 시절 거래되었던 신발과 가방 등도 볼 수가 있다.     

청계천 박물관 전시장
청계천 박물관 전시장 ©서울역사박물관

‘황학동’에서 거래되던 물건 중에서 오디오 기기는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했다. 그 시절 오디오 기기는 마음을 달래주는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달랬고, 학생들은 라디오 앞에서 첫사랑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오디오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지만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변해 전시가 돼있다.  진공관 라디오부터 트랜지스터 라디오, 워크맨 등 지금은 보기 힘든 오디오 기기를 보면 그 시절 흥얼거렸던 음악의 한 소절이 떠오르는 것만 같다.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 전시에는 추억의 보물로 가득하다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 전시에는 추억의 보물로 가득하다 ©서울역사박물관

‘황학동 만물시장’은 1980년대를 넘어가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고 주방기구의 유통망이 형성되고, 양곡 및 채소의 판매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림픽 등을 거치면서 외국에서 들어온 서구식 주방기구 유통과 주변의 재개발로 인한 인구 감소, 그리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황학동 만물시장의 위상은 점차 떨어졌다.

이제 ‘황학동’에서 거래되었던 물건들은 추억이 되었다. 오고 가던 사람들의 자취도 사라졌다. “아쉬워요. 황학동의 물건들을 보면 생각이 나요. 그냥 가지고 있을걸. 추억 같은 거를 좀 가지고 있을걸.” 전시장 벽에 쓰여 있는 글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대변한다. 

기억은 추억을 소환하고, 추억은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남는다. 11월 8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 전시를 관람하며 빛바랜 옛기억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https://museum.seoul.go.kr/www/NR_index.do?ss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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