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공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0.07.17. 17:31

수정일 2020.07.17. 17:31

조회 159

나라꽃 무궁화가 한창이다. 7~10월이 개화기인 무궁화는 100일 가량 끊임없이 꽃이 피고 진다. ‘무궁화’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었다. 운이 좋게도 여름이면 무궁화를 실컷 볼 수 있는 곳이 집 가까이 있었다. 바로 보라매공원의 ‘무궁화동산’이다.

보라매공원 동문
보라매공원 동문(대방문)의 보라매 둘레길 ©박혜진

무궁화동산은 보라매공원 잔디광장을 기준으로 북쪽 ‘에어파크’와 '바닥분수' 사이에 위치했다. 정문이나 동문으로 진입하면 가깝다. 작은 정자와 함께 무궁화 꽃길이 펼쳐진다. 바닥분수에서 옷이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동산을 에워싸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의 보라매공원에는 여름 내내 꽃을 피우는 무궁화동산이 있다.
서울시 동작구의 보라매공원에는  여름 내내 꽃을 피우는 무궁화동산이 있다. © 박혜진

아욱과 낙엽관목인 무궁화는 수많은 품종이 있는데, 5개의 꽃잎으로 된 홑꽃과 겹꽃, 색깔에 따라서는 배달계·단심계·아사달계 등으로 구분한다. 중심부에 단심이 없는 배달계와 꽃잎 가장자리에 연분홍 무늬가 있는 아사달계 외에는 모두 단심계 꽃이다. 단심계 꽃은 다시 꽃잎 색에 따라 백색(백단심계), 연자주색(자단심계), 연분홍색(적단심계), 보라색(청단심계) 등으로 나뉘며, 자단심계·적단심계는 홍단심계로 묶어 부르기도 한다.

나라꽃 무궁화가 활짝 피었다
나라꽃 무궁화가 활짝 피었다  ©박혜진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 따르면, 무궁화동산에는 총 100여 주의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 이곳의 분위기는 동화 속 같다. 관목들 사이로 걷다보면 우선 소음이 잦아들고, 잔디밭엔 흰 나비가 날아다닌다. 작아서 보이지 않던 민들레와 토끼풀도 눈에 들어온다.

참새의 날갯짓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모과나무다. 아직은 초록빛인 모과가 주렁주렁 맺혀 있다. 오솔길로 슬렁슬렁 지나가는 할머니를 보노라면 시간마저 느려지는 성싶다.

무궁화동산 옆 모과나무에 앉아 있는 참새들
무궁화동산 옆 모과나무에 앉아 있는 참새들 © 박혜진

캠핑의자를 들고 이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노트와 연필, 간간이 마실 물을 챙기면 코로나19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케치 소풍이 된다. 꼭 잘 그리지 않아도 좋다. 평소 자세히 들여다볼 일 없는 나무에 찬찬히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틈이 생기고, 여유가 스며든다.

공책과 연필, 돗자리를 챙기면 근사한 스케치 소풍이 된다. 채색은 집에 돌아와서 마무리했다.
공책과 연필, 돗자리를 챙기면 근사한 스케치 소풍이 된다. 채색은 집에 돌아와서 마무리했다. ©박혜진

‘무한화서((無限花序)’ 무궁화는 7월초부터 10월 중순까지 가지가 계속 자라면서 위쪽으로 향해 돋는 잎의 겨드랑이마다 꽃을 피운다. 한 송이 꽃의 수명은 대개 12~15시간이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오므라드는데 한번 오므라든 꽃은 다시 피지 않고 그대로 시든다. 바닥에 떨어진 꽃들이 웨이퍼롤처럼 둘둘 말린 과자 모양을 하고 있었다.

꽃이 가장 눈에 띄지만 한번쯤 잎의 색깔을 자세히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잎의 원근과 그림자가 자아내는 푸른색이 나무 전체의 인상을 좌우한다. 멀리서도 무궁화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차분한 녹색 빛을 마음껏 감상해 보자.  


 무궁화동산에는 약 100여 그루의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
무궁화동산에는 약 100여 그루의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 ©박혜진

옛날부터 한국은 ‘근화향(槿花鄕, 무궁화가 많은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궁화가 전역에 퍼져 있었다고 한다. 나라꽃은 대단한 상징이라기보다 이처럼 생활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으면 제일이지 싶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가로수로 식재된 무궁화는 약 2,295본(2019년 기준 누계). 느티나무, 은행나무처럼 큰 나무가 아니어서인지 주로 도로변에 덧심어져 있거나 경찰서, 주민센터 앞마당 등에 심어진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보라매공원 에어파크에는 총 8대의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보라매공원 에어파크에는 총 8대의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박혜진

무궁화동산 위로는 에어파크가 있다. 보라매공원의 옛 터가 공군사관학교였기 때문이다. 정식명칭 '보라매근린공원'은 지난 1986년 개원하면서 공군사관학교 때의 상징인 ‘보라매’를 이름에 그대로 사용했다. 현재 에어파크에는 수송기, 훈련기, 헬기, 전투기 등 비행기 8대가 전시돼 있다. 이밖에 공원에는 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 동작구민회관, 시민안전체험관 등 11개 시설도 나란히 자리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보라매공원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여의대방로20길 33
○ 홈페이지: http://parks.seoul.go.kr/boramae
○ 문의 : 02-2181-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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