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빠져서 감상! 집에서 즐긴 '랜선 오페라'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0.07.10. 16:50

수정일 2020.07.10. 16:50

조회 221

올해로 5회를 맞고 있는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서울시 대표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일반 시민들과 예술가, 관련 종사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0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강동아트센터에서 상설 프로그램인 ‘목요예술무대’의 일환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변경되었다. 이에 7월 2일(목)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 4일(토) 세빌리아의 이발사, 11일(토) 나비부인 등을 온라인 생중계로 안방 1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020서울오페라페스티벌' 오페라 콘체르탄테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강동문화재단의 상설프로그램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강동문화재단의 상설프로그램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강동문화재단과 노블아트오페라단이 공동주최하고 서울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희극 오페라로 손꼽히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랜선 공연으로 즐겨 보았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지난 7월 4일(토) 오후 7시 30분에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로맨틱 코미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무대장치 없이 아리아와 오케스트라 연주에 집중하는 연주회 형식인 ‘콘체르탄테’ 공연으로 진행됐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다시보기 : https://tv.naver.com/v/14624456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서곡이 지휘자 양진모의 힘 있는 지휘로 연주되고 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서곡이 지휘자 양진모의 힘 있는 지휘로 연주되고 있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자, 이제부터 공연이 시작됩니다, 다들 집중해주세요" 라고 관객의 주의를 일깨우는 기악곡이 바로 오페라 서곡이다. 오페라의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 서곡을 들으면 오페라가 상상이 되고 극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오페라서곡은 사실 진짜 오페라서곡이 아니라고 한다. 오페라서곡의 악보를 잃어버려 로시니 자신이 예전에 작곡했던 '영국 여왕 에리자베타'의 서곡을 슬쩍 가져다 쓴 것이라고 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감상하고 있노라면 귀에 대고 속삭이듯 노래하는 현악기의 선율이 발랄하게 느껴진다. 익살맞고 경쾌하면서도 다양한 리듬과 크레센도의 효과적인 활용이 극적인 느낌을 만들어 주어 몸을 들썩이게 한다. 왠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게 만드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랜선 무대가 아닌 실제 공연장에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저 하늘에 웃음 지으며(Ecco ridente in cielo)’ 알마비바 백작역의 테너 정제윤의 노래
'저 하늘에 웃음 지으며(Ecco ridente in cielo)’ 알마비바 백작역의 테너 정제윤의 노래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1막은 오페라서곡에 이어 '저 하늘에 웃음 지으며( Ecco ridente in cielo)' 알마비바 백작의 노래로 시작되는데 부드러운 음색과 매력적인 창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서 피가로가 부르는 노래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는 활발하고 즐거운 카바티나(cavatina)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통쾌한 아리아로, 피가로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피가로는 경쾌하게 노래하면서 발걸음도 가볍게 무대 위로 등장한다. '돈의 위력에 엄청난 생각이 떠오르고(All’idea di quel metallo)’ 아리아를 알마비바 백작과 피가로의 이중창으로 부르는데 무대가 화끈 달아오른다. 두 성악가의의 표정, 동작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현장에 온 듯 실감나게 와 닿았다.

로지나 그녀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는 아리아 '방금 들은 목소리가(Una voce poco fa)'를 부르고 있다.
로지나 그녀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는 아리아 '방금 들은 목소리가(Una voce poco fa)'를 부르고 있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곧이어 무대가 바뀌면서 '방금 전에 들은 목소리가(Una voce poco fa)' 아리아로 따뜻하고 맑은 미성으로 로지나가 매혹적인 노래를 부르는데, 성악적 기교, 풍부한 성량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었다. 그녀가 가난한 학생 '린도로'로 변장한 백작에게 성악레슨을 받는 척하면서 ‘사랑에 빠져버리면 어떤 방해도 상관이 없다'는 자기의 심중을 고백하는 내용의 아리아로 그녀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라는 피가로가 부르는 노래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라는 피가로가 부르는 노래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1막은 '이 집에 아무도 없나요?'(Ehi di casa..buona gente) 아리아로 피가로, 로지나, 백작, 바르톨로 ,바질리오가 5중창을 부르면서 마무리 되는데, 로지나를 사랑하는 알마비바 백작과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후견인 바르톨로 박사의 사랑과 재산을 둘러싼 이야기로, 만능 재주꾼인 마을의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로지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알마비바 백작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5중창은 ‘로시니 크레센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5중창은 ‘로시니 크레센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마침내 알폰소(Alfonso)라는 음악 교사로 변장해 로시나의 집에 방문하는데 성공한 알마비바 백작 바르톨로는 뭔가 미심쩍지만 레슨을 허락하게 되고, 둘만의 사랑을 속삭이지만 곧 바르톨로에게 들키고 만다.

알마비바 백작은 술취한 병사로 변장하여 등장하고, 로지나에게 쪽지를 전해준다
알마비바 백작은 술취한 병사로 변장하여 등장하고, 로지나에게 쪽지를 전해준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피가로와 알마비바 백작은 천둥번개가 요란한 밤을 틈타 몰래 로지나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바르톨로에게 발각되고 만다. 바르톨로가 로지나와의 결혼을 위해 불러들인 공증인 바실리오 또한 알마비바 백작에게 매수되어 바르톨로 대신 백작의 결혼식 증인이 되고, 행복한 마무리를 한다.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축소된 공연이었지만, 감동은 그 이상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결혼식으로 마무리 된다
모두가 행복한 결혼식으로 마무리 된다.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2막은 아름다운 여인 로지나와 알마비바 백작이 바르톨로 박사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만능 재주꾼인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결국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1막과 2막 피날레에서 솔로, 2중창, 3중창을 거쳐 5중창까지 발전한 선율이 다시 합창과 합류하며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피날레를 이루는 장면을 들으면 ‘로시니 크레센도’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굉장히 빠른 말을 노래의 선율과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만든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랩의 일종이다. 랩 음악이 19세기 초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합창이 희극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음악에 대한 해석으로 관객들에게 감상하는 재미를 높이는 지휘자 양진모
음악에 대한 해석으로 관객들에게 감상하는 재미를 높이는 지휘자 양진모. ⓒ강동문화재단 네이버TV

공연 내내 지휘자 양진모의 힘 있는 지휘로 이끄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연출가 김숙영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으며, 피가로 역에 바리톤 김종표, 로지나 소프라노 장유리, 바질리오 베이스 박준혁, 알마비바 백작 테너 정제윤, 바르톨로 바리톤 성승민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의 기량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또한 지휘자 양진모의 재치있는 스토리 형태의 오페라 해석과 아리아 해석이 자막으로 한 번 더 안내되면서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연출가 김숙영의 섬세한 연출로 당시를 재현한 다양하고 화려한 의복과 헤어스타일을 감상하는 재미까지 1시간 50분이 금새 지나가 버렸다. 집에서 편안한 자세로 관객이 되어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관람했는데 감동은 쉽게 가라 앉지 않았다.

“2020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상생과 활력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20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을 보면서 코로나19로 힘든 마음을 필자처럼 작게나마 위로 받으면 어떨까. 

■ 오페라 다시보기 
○ 채널 : 네이버TV의 ‘강동문화재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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