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덜컹 ‘경춘선 숲길’에서 옛 추억 속으로 출발!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0.07.08. 17:34

수정일 2020.07.08. 17:34

조회 515

2010년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후 방치됐던 경춘선 철로. 이곳은 다시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하여 '경춘선숲길'로 재탄생했다. 6km로 조성된 경춘선 숲길은 총 3개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장 먼저 개통한 2구간은 2015년 5월 개통해 벌써 5년이 지났다. 1구간은 2016년 11월 개통한 1.2km 구간으로 경춘철교와 중랑천, 경춘선 열차로 꾸민 방문자센터, 생산정원(텃밭) 등 볼거리가 다양해 자주 찾는 곳이다.

1구간에 멈춰선 경춘선 옛 열차
1구간에 멈춰선 경춘선 옛 열차 ⓒ최병용

1구간의 경춘선 철교를 걷고 있노라면 덜컹거리며 추억을 싣고 달리던 열차에 타고 있는 기분이 든다. 청량리를 출발한 MT가는 열차가 경춘철교를 지나면서 내는 덜컹거림은 대학생들의 가슴을 흥분하게 했다. 경춘선 열차는 오래된 열차라 늘 덜컹거렸지만 철교 위를 지날 때 덜컹거림은 유달리 크게 느껴졌다.

경춘선 숲길 1구간 경춘철교
경춘선 숲길 1구간 경춘철교 ⓒ최병용

경춘철교는 폭 6m, 길이 176.5m의 철길을 보존하면서 철교 양끝에 계단과 승강기를 설치해 중랑천과 연결돼 있다. 경춘선 철교를 걷다가 나팔꽃 사이로 바라본 중랑천은 열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으로 강을 바라보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화려한 꽃들로 꾸며진 경춘선 숲길
화려한 꽃들로 꾸며진 경춘선 숲길 ⓒ최병용

전철 개통으로 경춘선이 멈추듯, 코로나19로 레일 핸드카도 멈춰 있다. 레일 핸드카는 선로를 정비하고 보수할 때 사용하던 무동력 기계 장비를 시민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운행해 왔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얼른 운영이 재개되길 바란다.

경춘선 레일핸드카 체험장
경춘선 레일핸드카 체험장 ⓒ최병용

경춘선 숲길 1구간은 옛 철길을 그대로 살린 철길 좌우로 미루나무와 잣나무 사잇길을 걸을 수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경춘선 숲길에서 추억을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소품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녹슨 철로다. 철길 아래로는 침목이 깔려 있고 건널목에는 멈춤이라는 글씨가 쓰인 낡은 신호등도 그대로 서있다.

옛 철길을 원형 그대로 활용한 경춘선 산책로
옛 철길을 원형 그대로 활용한 경춘선 산책로 ⓒ최병용

산책로 곳곳에 기차역 대합실을 닮은 휴식공간과 철길과 침목을 닮은 평상과 의자가 놓여 있어 아늑하다. 숲길을 따라 구절초, 코스모스, 루드베키아, 갈대, 억새, 강아지풀까지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갈 때 차창 밖으로 봤던 정취를 그대로 재현했다.

산책로 곳곳에 놓여 있는 쉼터
산책로 곳곳에 놓여 있는 쉼터 ⓒ최병용

떠나가는 연인을 배웅하며, 연인이 타고 올 열차를 기다리며 이별과 추억과 사랑을 남겼던 기차역 구내 의자를 떠올리는 벤치가 만들어져 있다. 저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어머니는 어떤 추억을 떠올리고 계실지 궁금하다.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추억이 살아나는 벤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추억이 살아나는 벤치 ⓒ최병용

경춘선 숲길 1구간에는 주민들이 텃밭을 통해 숲길을 더 활기차고 아름답게 가꿔 갈 수 있도록 한 생산정원이 있다. 단순히 농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매년 봄에 노원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은 후 전산추첨을 통해 분양한다.

경춘선 숲길 마을 공동정원의 모습
경춘선 숲길 마을 공동정원의 모습 ⓒ최병용

열차 2량을 개조해 만든 방문자 센터는 사무실과 주민들의 편의 공간이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경춘선 숲길을 걷는 프로그램이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 중에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다. 경춘선 숲길 탐방 프로그램 신청은 서울시 공공예약(http://yeyak.seoul.go.rk)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열차를 개조해 만든 경춘선 숲길 방문자 센터
열차를 개조해 만든 경춘선 숲길 방문자센터 ⓒ최병용

경춘선 숲길 옆의 잣나무 숲길도 복합체육기구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잣나무 숲속에 들어가면 마치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산책과 운동을 겸하기 좋은 공간이다. 손소독제도 비치되어 있다.

경춘선 옆 잣나무 숲길
경춘선 옆 잣나무 숲길 ⓒ최병용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경춘선 숲길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경춘선 숲길 ⓒ최병용

경춘선은 부드러운 곡선이다. 낡은 침목 사이로 자갈이 깔려 있어 자박자박 철길을 걸으면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 나온다. 철길을 따라 피어 있는 이름 모를 들꽃은 단조로운 철길에 아련한 추억을 더한다.


경춘선숲길 안내
○ 1구간 코스 :월계동 녹천중학교 - 경춘철교 - 공릉동 과기대 입구 철교 1.2km
○ 교통
- 지하철 1호선 월계역 4번출구 > 도보10분(경춘철교)
- 지하철 7호선 공릉역 1,2번출구 > 도보10분(경춘선 힐링쉼터)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숲길연결)
○ 운영 : 연중무휴
○ 문의 : 화랑대철도공원 070-4179-3777, 경춘선방문자센터 02-3783-5977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