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글솜씨 뽐내요! ‘여성백일장’ 열려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0.13. 00:00

수정일 2004.10.13. 00:00

조회 1,158



■ 수필, 시 부문 800여명 참가.. ‘서울, 청계천 다리, 해장국’ 등 시제

“소풍 나온 것 같아요” “여고시절로 돌아간 것 같군요”
어제 오전 11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여성들의 숨은 글솜씨를 뽐내는 서울시 여성백일장이 열렸다.
시 300여명, 수필 500여명 등 총 800여명이 참여한 이번 백일장에는 참가자들 외에도 가족과 아이들까지 함께 나와 예스런 정겨움이 넘치는 한옥마을에서 푸른 가을을 만끽했다.

올해의 백일장 시제는 모두 5가지, 현장에서 제시된 ‘서울, 풍경, 청계천 다리, 가로수, 해장국’이라는 시제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저마다 적당한 자리로 옮겨 숨은 실력을 발휘했다.

적게는 20대부터 40~50대 주부, 그리고 많게는 70대 할머니까지, 글솜씨를 뽐내기 위해 모인 연령층도 다양했다.

“원고지를 받아드니 막상 글을 쓰기가 겁이 나네요. 수필은 원고지 10매를 채워야 한다는데, 어떻게 그걸 다 채울지 벌써부터 막막해요.”라며 엄살을 부리시던 장월분 할머니(70세), 마포 일성중학교에서 못 다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할머니는 그래도 연필을 꼭 쥐고 시제가 적힌 곳을 진지하게 바라보다 원고지를 펼쳐보였다.

‘가로수’를 주제로 수필을 쓸 거라는 정미자(55)씨는 “글쎄요. 시상은 잘 떠오르는데 표현을 못하겠어요. 머리에는 시상이 꽉 차있는데 말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벌써부터 한참을 써내려간 차애심(54)씨는 “‘서울’을 주제로 쓰고 있어요. 저는 시골에서 일하기 싫어 서울에 올라왔거든요. 그래도 일을 그만두기 어려워 계속하다가 이제야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어요. 그 내용을 쓸거에요.”라고 소개했다.

■ 오는 18일, 시 · 수필 부문 각각 18명씩 수상자 선정

백일장 참가자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곳은 무려 93명이 글솜씨를 뽐내러 나온 마포구 대흥동 주부학교.
40~50대 주부 학생들을 데리고 백일장에 참가한 이 학교 이상임 국어선생님은 “저희 학교에선 매년 100여명씩 서울여성 백일장에 참가했어요. 수상자도 거르지 않고 배출했고요. 오늘도 우리 주부님들이 잘 쓰실거라고 믿어요.”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백일장은 오후 2시가 되서야 끝났지만 시간을 넘겨 마지막까지 한 줄이라도 더 고쳐 쓰는 참가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백일장 수상작은 각 부문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달 18일 공개되는데, 시와 수필 부문 각각 18명, 총 36명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간다.

이 중 수필, 시 부문 각각 장원 한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100만원, 준장원 각각 2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50만원, 가작 5명씩에게는 상장과 상금 30만원, 장려상 각각 10명에게는 1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0월 20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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