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의 고향, 노량진에서 청춘의 고충을 듣다

시민기자 유지승

발행일 2020.05.08. 16:14

수정일 2020.05.08. 16:17

조회 231

개인의 가치관이 다양해지면서, 사회 초년생의 직업 선택 기준도 안정적인 직장 생활과 급여 보장, 개인 시간, 퇴사 후 복지 등으로 다양화 되었다. 최근에는 이런 점들을 만족시키는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인사혁신처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가직공무원 응시생이 대학 졸업생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이다.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사혁신처, 교육 기본통계를 살펴보면,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가 대학 졸업생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인사혁신처, 교육 기본통계를 살펴보면,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가 대학 졸업생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인사혁신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인원이 증가하면서 노량진에는 전문적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도와주는 학원가가 성행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공시생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노량진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많고 학원도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이 즐비한 노량진 거리 모습 ©유지승

'노량진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실제 노량진 수험생 2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24살, 대학교 3학년 휴학 중인 량진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김태현이라고 합니다. 24살 대학교 4학년 휴학 중인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양희주라고 합니다. 

Q. 지금 어떤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A. 9급 경찰 공채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시험은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습니까?
A. 노량진 소재 학원에 1년 수강을 등록하고 평일은 학원에서 8시간 정도 수강하고 4시간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합니다. 주말에도 학원에서 아침 9시경부터 오후 10시까지 자율 학습을 실시하며 혹은 보충해야 할 사항이 있을 시 보충 수업을 수강하거나 특강을 듣고 있습니다.

Q. 학원에서 수업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A. 학원마다 다르겠지만 같은 과목이라도 배우고 싶은 선생님을 선택해서 수강합니다. 매 수업시간마다 학원 자체적으로 영상 녹화하기 때문에 집에 가서도 녹화본을 보고 복습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기출문제 시험 자료도 함께 풀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암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매일 복습 테스트와 매달 정기 테스트가 있어 실제 시험처럼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남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
수업이 끝난 후에도 남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 ©유지승

Q. 학원 수업료가 어떻게 됩니까?
A. 12개월 기준으로 220~440만원 정도 들고, 교재비와 문제집 등이 50~60만원 정도 듭니다. 

Q. 한 달 평균 생활비는 얼마나 드나요? (방세, 식비 지출 포함)
A. (양) 노량진 소재한 고시원은 한 달 35만 원이며, 원룸 월세는 한 달 70~80만원 정도 합니다. 생활비는 50~70만원 정도 쓰는 편입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 항상 학원과 집에 상주하므로 커피 등 기호식품과 식사를 보통 삼시세끼 다 외부에서 사 먹는 편이고, 체력 단련을 위해 경찰 체력 학원비로 한 달 8만 원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시험 준비를 하면서 드는 모든 경비는 어떻게 충당을 하는지?
A.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도 없고 공부해야 하는 시간과 부담이 됩니다. 또한 다른 수험생 경쟁자가 나에게 남는 모든 시간이 공부하는 시간이라는 경쟁의식이 되어 더욱 공부에 매진하느라 부모님의 지원 속에 경제적 비용을 충당을 하고 있습니다.

Q. 시험 준비를 하면서 식사는 잘 챙겨 드시고 계신지?
A. 매일 밖에서 사 먹게 되는데 앉아서 공부만 하느라 거를 때도 많습니다.  닭 가슴살과 샐러드, 도시락 등을 자주 먹습니다. 직접 음식을 해 먹을 시간이 부족하여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하는 편입니다.

많은 노량진 수험생이 빠르고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컵밥 거리
많은 노량진 수험생이 빠르고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컵밥 거리 ©유지승

Q. 현재 학원 수강생 인원수는 대략 얼마나 됩니까? 
A. 한 개 반 기준 대략 300~500명 규모입니다. 

Q. 코로나19 사태 속 학원 수업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A. 코로나19 초창기에는 휴원했지만, 현재는 다시 개원한 상태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여 강의실에선 3줄 기준으로 떨어져 앉습니다. 강의실 정기 소독과 손 소독제를 비치하여 위생에 상당히 신경 쓰는 편입니다. 학원 내부 수강생들은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을 안 하면 바로 퇴실 조치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교육청에서 관리 감독이 나와 마스크 착용을 하고 소독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노량진 보드라고 해서 집에서 실제 강의를 영상을 통해 수강을 할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하는 편입니다. 

Q. 공무원 시험 준비 생활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A.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이 바뀌고 대면 강의가 인터넷 강의로 바뀌다 보니 집중력이 흩어지고, 공부 흐름이 끊긴 점이 힘이 드네요.
수험생들이 많다 보니 공동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이기적으로 생활하는 수험생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이로 인한 민원신고가 접수되기도 합니다. 옆자리 앉은 사람의 담배 냄새, 화장실 수용 인원 문제 등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 문제입니다. 수험서의 양이 많은 것에 비해 사물함이 너무 작아 보관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식사의 경우, 현재 존재하는 식당에 비해 수험생이 많다 보니 서서 먹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정상적인 식사 생활을 영위하기 힘듭니다. 수험생끼리 스터디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의 문제도 있습니다.

Q. 서울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서울시장님도 함께 수험생활을 겪어 봤으면 좋겠습니다다. 하루만이라도 함께 공무원 시험 강의를 듣거나 밥을 먹는 식으로 체험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지방에서 상경해서 수험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주소지가 서울이 아니다 보니 경제적으로 힘든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 친구들에게도 지원되는 부분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현재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을 섭외하여 인터뷰해보니 생각보다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힘겨운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추후 좋은 성과로 우리나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직에 오르길 염원한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