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강은 처음이라...현실 대학생 개강 후기!

시민기자 전슬기

발행일 2020.03.19. 15:55

수정일 2020.03.19. 16:02

조회 237

학교 홈페이지 온라인 강의 진행에 관한 안내가 공지되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온라인 강의 진행에 관한 안내가 공지되었다.

나는 복학을 앞둔 4학년 대학생이다. 7번째 맞는 개강이지만 이번은 다르다. 겨울 방학 사이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위해 대학들은 2020년 1학기를 평소처럼 개강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여파로 대학은 개강을 연기하고, 개강 후 일정 기간 사이버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기로 했다. 그중 대다수 학교가 개강을 2주간 연기하고, 이후 2주 이상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나 학생이나 모두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스럽고 막막한 상태다. 자취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당장 거처와 생활에 지장이 생겼고, 개강 연기는 학사일정 전체에 변동을 줄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내세운 사이버 강의도 정상적인 대면 강의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실습이 중요한 수업에는 한계가 커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강 초 대학가에는 워낙 많은 학생들이 모이고, 대학교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대처였다.

대학들은 개강이 연기된 동안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국과 격리를 관리하고 학교시설을 방역하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사이버 강의를 차질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강의 촬영 환경을 마련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교수들도 바뀐 강의 방식에 따른 강의 자료를 준비하고 학생들에게 혼란이 없도록 공지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현실 대학생의 온라인 개강 생생 후기

어느새 연기된 개강일이 다가왔다. 오늘 많은 학교에서 사이버 강의가 처음 시행되었다. 학교마다, 교수마다 사이버 강의의 수단과 방식은 다르다. 학교의 공식 포털사이트를 통해 동영상 및 음성 강의를 지원하기도 하고, 교수의 선택에 따라 ‘zoom’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화상 강의를 진행하거나 ‘유튜브’를 통한 영상 강의, ‘팟캐스트’를 통한 음성 강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이버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화면
사이버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화면

대학생인 필자의 본분으로 돌아가 사이버 강의를 직접 수강해보았다. 내가 듣는 수업은 학교 포털사이트 내의 ‘e-class’에 게시된 강의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있고, 기한 안에 영상을 시청하면 출석 처리도 완료된다. 미리 녹화된 강의를 재생하는 거라 정해진 기간 내에는 내가 편할 때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놓친 부분은 얼마든지 돌려볼 수 있어 편리하다. 요즘 학생들은 교수에 양해를 구하고 수업 내용을 녹음해서 다시 들으며 공부하기도 하는데 이런 면은 나름 사이버 강의의 장점이었다.

실시간 화상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도 있었다. 학생들이 각자 프로그램을 깔아서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면 일반 강의처럼 직접 얼굴을 확인하고 출석을 부를 수 있고, 채팅을 통해 질의나 토론도 가능하다. 수업 방식과 내용에 따라 일반 강의 못지않은 사이버 강의도 가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이버 강의를 겪어보니 나름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면 아무리 적어도 몇 시간씩 드는 통학시간을 아끼고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의실이 아닌 집에서 혼자 강의를 들으니 연강이라 끼니 챙길 시간도 부족했던 현실과 달리 음식물을 먹으며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또 연강일 때 촉박하게 다음 강의실로 달려갈 필요가 없다는 점, 쉬는 시간이 아니라도 잠시 강의를 멈춰놓고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는 점 등 사소한 장점들이 느껴졌다.

개강 당일 발생한 온라인 수업 문제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안내문이 올라왔다.
개강 당일 발생한 온라인 수업 문제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안내문이 올라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런 대대적인 사이버 강의를 처음 시행한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분명히 있었다. 온라인 개강을 맞아 사이버 강의와 수강정정이 열리는 사이트에 수천, 수만 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접속하니 서버가 마비돼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교수들은 지침대로 사이버 강의를 실시하는 대신 과제나 정상화 후의 보강을 택하기도 했다.

학생으로서 느낀 사이버 강의의 몇가지 단점이 있었다. 첫째로, 영상 강의의 경우 화면에 영상을 띄우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으로 필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또 마음도 몸도 편안한 집에서 수업을 들으려니까 긴장감이 떨어지는데다, 녹음된 음성을 이어폰으로 듣다 보니 집중력이 흩어지곤 한다. 예상했던 점이지만 높은 전달력과 집중력을 위해서는 대면 강의가 효과적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코로나19' 이겨내 건강하게 일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적, 세계적 고난이 계속되는 와중에 대학은 개강을 하고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곤란하고 힘들었겠지만, 20학번 새내기들이 유난히 속상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다. 대학에 합격하고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었을 텐데 입학식은커녕 2% 부족한 사이버 강의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학교 홈페이지 이용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는 일이 막막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 교학지원팀, 학과사무실, 학생회, 선배들의 도움이 있기에 사이버 강의도 무사히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새내기들뿐 아니라 모든 대학생이 이런 특수상황에도 온라인 개강을 잘 맞이하여 정상화된 캠퍼스 생활을 위한 워밍업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 모두 건강하게 ‘코로나19’를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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