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혼자 알고 싶어! 복합문화공간 에무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0.02.27. 14:55

수정일 2020.02.27. 14:55

조회 522

서울에서 대표적인 예술 해방구로 떠오르는 곳, 과연 홍대와 대학로뿐일까? 궁궐 옆에 영화관이, 쌀집 위에 미술관이, 지하철역 컨테이너 박스 등 다양한 장소에 공연장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전보다 다양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동네 옆집으로 이사 온 것 같은 아기자기한 예술공간도 눈에 띈다. 서울 경희궁 뒤편에서 성곡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복합문화공간 '에무(Emu)'이다.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강사랑

'에무'라는 명칭은 르네상스 사상가 '에라스무스'의 줄임말이다. 풍자문학의 걸작인 '우신예찬'의 저자 에라스무스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이다. 창작자와 연희자,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웃고 즐기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예전 사계절 출판사 건물이었던 이곳은 2010년부터 전시, 공연 공간으로 운영되다가 점점 진화하여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까지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독립예술영화의 메카, 에무시네마
독립예술영화의 메카, 에무시네마 @강사랑

한 건물 안에 미술 갤러리, 공연장, 북카페, 영화관이 있다. 문화생활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구조인 셈이다. 이중 갤러리에무는 비영리단체이며 에무시네마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이다. 총 42개의 객석이 마련되어 있는 에무시네마에서는 국제 어린이 영화제, 작은 영화제, 독립영화 시사회와 상영이 이루어진다. 영화를 보고 난 뒤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해설강의를 해주는 '살롱de뷰', '이브닝 토크', '애프터눈 토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감독과 배우, 관객들이 함께 바비큐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GV' 이벤트도 종종 열린다.

현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페인 앤 글로리', '기생충' 등이 상영되고 있다
현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페인 앤 글로리', '기생충' 등이 상영되고 있다 @강사랑

에무시네마에서는 천편일률적인 영화를 방영하는 대형영화관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영화 팬들에게 다양하고 개성적인 영화들을 소개한다. 영화팬들을 위한 아지트와도 같은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한국 영화를 '영어 자막'으로 상영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시작으로 '부산행', '파티 51', '춘몽' 등 한국 독립영화로까지 폭을 넓혔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독립, 예술영화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상영 스케줄은 홈페이지(http://www.emuartspace.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신진 작가들의 실험실, 갤러리에무
신진 작가들의 실험실, 갤러리에무 @강사랑

2014년 당시 건물 일부를 쓰던 에무가 건물 전체로 확대되면서 갤러리는 미술 공간으로 전문화되었다. 갤러리에무는 작가의 경력보다는 현재의 작품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공모전, 기획전, 초대전 등을 연다. 자아를 위한 독백의 예술이 아닌 타자와 관계를 중시하는 대화의 예술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갤러리에서는 8회 복합문화공간 에무 공모 선정작(최은철, 전미현, 루카스 타인 1.31-3.6)이 전시 중이다.

예술인들의 아지트, 팡타개라지 공연장(일부)
예술인들의 아지트, 팡타개라지 공연장(일부) @강사랑

공연장 팡타개라지는 프랑수아 라블레의 장편소설 '팡타그뤼엘'에서 따온 것이다. 팡타그뤼엘은 세상이 온통 목말라 있을 때 물과 술을 주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한 거인이다. 같은 맥락에서 팡타개라지는 방문객들이 술과 음료를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전문적인 음향 장비와 조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록, 포크, 전통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팡타개라지에서 자신의 예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라면 누구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친근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북카페
친근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북카페 @강사랑

카페에무에서는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한 어린이, 청소년, 인문 도서들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측에서 지역 이웃들과 독자에게 책들을 친근하게 전할 방법을 고민하며 마련한 북카페라고 한다. 그림책이 있는 풍경, 작가들의 딴짓거리 등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되어서 단순한 북카페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카페에무에는 '북마스터'라는 명칭의 전문 북큐레이터가 상주하고 있다. 북마스터는 독자와 책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되어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되는 독자들에게 상담을 해준다. 선물코너에는 선물을 받을 사람의 상황이나 연령대에 따라 북마스터가 구성한 책 꾸러미가 선보이고 있다. 카페답게 이곳에 가득한 것은 책 향기만이 아니다. 갓 구운 빵의 냄새, 산미와 고소함이 가득한 커피 향, 각종 샌드위치, 몸을 데워줄 맥주와 와인 역시 마련되어 있다.

오후의 햇살 속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볼까
오후의 햇살 속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볼까 @강사랑

복합문화공간 에무는 '바보스러운, 권위적이지 않은, 엘리트 위주에서 벗어난' 예술을 위한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지인들과 모임 장소로 활용해도 좋고 나 홀로 문화생활을 여유롭게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특히 에무시네마가 선보이는 양질의 독립, 예술영화 프로그램은 낯설고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문화공간에 지루함을 느꼈다면 책과 음악, 미술, 필름 등 다양한 장르 예술을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 에무(Emu)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복합문화공간 에무(Emu) 소개

※해당 시설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2.28~3.9까지 휴관하오니 참고 바랍니다.
○ 소개: 책과 음악, 미술, 필름 등 다양한 장르 예술을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
○ 위치: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 7
○ 관람시간: 매일 10:30 - 22:30
○ 휴관일: 1월 1일, 명절(설, 추석)
○ 입장료: 에무시네마 (성인 9,000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6,000원)
○ 홈페이지: http://www.emuartspace.com
○ 문의: 02-730-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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