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의 갈등, 서울시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가 해결한다
발행일 2019.12.13. 13:47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 성과 공유회 및 네트워크' 발대식 장면 ⓒ김영배
현재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는 '갈등'이다. 이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우리의 중요한 과업이 되었다. 현대사회는 공동체 삶의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갈등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게 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국민화합 차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게 될 것이다.
지난 8월 동작구청에 실시한 '마을주민자율조정가' 교육 현장 모습 ⓒ김영배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역주민 갈등 조정에 관심을 갖고 갈등조정관실이란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다. 각 구청 또는 동 단위로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다. 시는 ‘마을주민 자율조정가’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협치 사업으로서 시 전역으로 확대했다. 현재 25개 자치구마다 1개씩의 시범 ‘마을주민자율조정가 교육 및 소통방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실-서울YMCA-서울NVC센터가 공동협약으로 진행한 ‘2019년도 시정협치형 시민참여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지난 여름에 실시한 기초 및 심화과정을 통해 무려 300명 이상 인원이 갈등조정가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장 조정활동을 하게 되며 소통방이란 네트워크도 구성하고 운영 중이다.
'2019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 성과공유회 및 네트워크' 발대식에 참석한 동작구 회원 일동 ⓒ김영배
지난 8일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서울시 '2019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 성과공유회 및 네트워크' 발대식이 있었다. 이날 296명이 박원순 시장 명의의 교육수료증을 받았다. 강동구 등 6개 팀의 소통방 사례공유 발표도 있었다.
박원순 시장은 영상 인사말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생활 속에서 이웃과의 분쟁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다루고 해결 하느냐에 따라 님비 등 공공 갈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러분이 서울을 움직이는 작은 거인들이다. 분발해 달라”고 말했다.
갈등(葛藤). 무슨 거창한 심리학 용어보다 그냥 쉬운 말인 한문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어떤 일이 칠넝쿨처럼 얽혀서 풀기 어렵고 상호 괴로워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사람 간 불신하면서 신경전을 벌리고 있는 현상이다. 유명한 공동체 지도자 이재영 장로에 의하면 '자각증상이 없는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어느 사회나 공동체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 병리현상이기도 하다.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이 296명 교육수료자를 대표자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 ⓒ김영배
현재 대한민국 내 갈등지수는 매우 높다. OECD 지표상 34개 회원국 중 정부신뢰도 29위, 타인신뢰도 23위, 갈등관리능력은 27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물론, 외국이라고 해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일뿐 인간이 사는 곳엔 엄연히 존재한다. 사회적 대처가 다소 다를 뿐이다. 미국은 1만 2,000명의 '주민 조정가'와 '이웃 정의'라는 400개 단체 자율조정가를 기초행정 단위인 주민자치센터에 골고루 배치하고 있다. 영국은 주민참여형 '치안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주민조정운동을 법제화 해서 '국가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국가자격과 매뉴얼화 해 운영한다.
한국은 2011년부터 민간단체가 먼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웃분쟁 및 갈등조정 및 교육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성동구 주민자율조정가 네트워크 발족을 비롯해 은평구 마을분쟁 해결, 서울 100개 아파트 단지가 자율조정 룰 제정 및 조정가 운영을 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지방은 경기 평택, 수원, 고양시를 비롯해서 충청남도 서천, 경상남도 진주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은평구는 제각마을에서 주민자율조정위원회인 '이웃 사랑해'라는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안숙희 동작구 회장이 성공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김영배
'YMCA 이웃분쟁 조정센터' 서경영 강사는 한국의 아파트 거주율이 무려 83.6프로라고 말한다. 아파트 갈등은 주로 △층간소음 △주차문제 △누수 △공사장 소음·진동 △학교폭력 △음주자 주폭 △토지경계분쟁 △일조권 △항공기 소음 △흡연피해 △에어컨 실외기 △애완견 △임대차 △혐오시설 등이 있다. 빌라나 주택단지 마을에선 △주차 △캣맘 △마을버스노선 △쓰레기 배출 △종량제 분리 △우회로 개방 등이 원인이다.
국민 절대 다수가 밀접한 도시마을 공동체생활을 영위함에 따라 갈등소요는 자연 증가되고 강도도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뾰쪽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공백에 다름 없다. 신도시 건설, 환경문제, 최저임금, 원전 등등 대규모 공공영역 갈등 해소에도 휘청거리고 있다.
이석하 서울 YMCA 회장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남성) ⓒ김영배
이 워크숍에 강사로 참여한 경희대학교 조철민 교수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갈등의 개인화에서 사회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갈등이 개인화 되면 돈과 권력에 치우치거나 차가운 사법적 과정만 남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사회화 시키는 것이라는 것. 그는 조정가의 3가지 역할이나 수단으로는 말하기 전에 ‘경청’하고, 판단하기 전에 ‘이해’하고, 시비하기 전에 ‘존중’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갈등 해소를 위해 서울시는 갈등조정담당관을 두고 있다. 민간단체는 △서울YMCA 및 YWCA △한국NVC센터 △은평마을지원센터 △흥사단 △갈등해결과 대화 등 여러 단체가 있다. 주민은 △아파트 주민자율조정가 △구 주민 자율조정가(성동구) △풀뿌리민주주의 모임 등이 있다.
2009년 우리동네 주민 자율조정과 과정 교육 수료증 ⓒ김영배
경찰관수사관이나 검찰조사관도 되려 피고소 고발을 당하는 일이 빈번한 한국 사회에서 아무런 법적 신분이 없는 민간 자율조정가의 역할이 과연 대대적으로 성공할 것인가 하는 점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조정가 양성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비폭력평화물결’이 주창하는 한국사회 회복적 서클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징계와 처벌, 배제의 고통 주기 패러다임이 아닌 치유와 회복 그리고 관계 개선을 통한 공동체의 성장을 소중히 여긴다 △우리는 회복을 향한 갈등의 폭풍 속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우리는 공정하게 대하고, 서로 존중하며, 서클 안의 이야기를 보호하여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 △우리는 현존하며 서로의 말이 들려질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당사자의 자발적 참여 당사자의 선택, 당사자의 해결을 존중한다 △우리는 힘을 공동체의 구성원에 의해 나누고, 공동체의 지혜, 공동체의 돌봄 속에서 상호 의견을 경험하며 실천 한다 △우리는 삶의 뿌리로서 공동체적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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