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을 보고 고종의 길을 걷다, 덕수궁 투어
발행일 2019.11.07. 08:12
덕수궁 연못 '경운지' ⓒ김효경
가을이 다 가기 전, 단풍 곱게 물든 덕수궁 투어 어떨까. 먼저 덕수궁 대한문으로 들어가 '경운지'라는 이름의 연못을 돌아본다. '경운지'에서 아름다운 연못과 그 주변을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면 평화, 힐링 그 자체이다. 자연을 감상한 후 연못 뒤의 오솔길을 거닐어 보는 것 또한 색다른 느낌이다.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김효경
다음으로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를 감상한다. 고종황제의 서거와 3.1 운동의 100주년을 맞아 근대의 태동을 알렸던 대한제국 시기 미래 도시를 향한 꿈을 현대 건축가들의 시각으로 다시 해석한 전시이다. 덕수궁 및 서울관 야외 공간의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공간의 특성을 바탕으로 설치 작업을 시도했다. 우리의 근대 유산의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문화재청 궁능 유적 본부 덕수궁 관리소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를 지난 2019년 9월 5일부터 2020년 4월 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석조전 모습 ⓒ김효경
다음으로 석조전으로 향한다. 석조전은 본래 황궁으로 건립되었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많이 변했고, 현재 덕수궁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한 사람만 관람이 가능하다. 석조전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을 관람한다. 이번 특별전은 석조전 대한제국 역사관에서 연속 전시로, 대한제국 황제의 수라상과 탄신 및 경축일 잔칫상에 올린 음식의 변화상, 황실의 서양 식문화의 도입 등을 통해 대한제국이 지향한 근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황제의 식탁 ⓒ김효경
석조전은 영화 <덕혜옹주>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은 11월 24일까지 열린다.
고종의 길을 올라가고 있는 시민의 모습 ⓒ김효경
마지막으로 고종의 길까지 볼 예정이다. 고종의 길을 걸을 때는 아관파천을 생각하며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1896년 아관파천 이후 고종이 피신했던 문은 2016년 아관파천 120주년을 맞아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18년 10월 122년 만에 그 문이 다시 열렸다. 열린 길에는 ‘고종의 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고종의 길은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일제 감시를 피해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던 비밀 통로다. 그 길은 힘없는 나라의 왕이 선택한 슬픈 길이다.
고종의 길 모습 ⓒ김효경
고종이 황급히 피신했던 길이 국민에게 열리기까지,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덕수궁 선원전 부지가 2011년에야 비로소 미국과 토지 교환을 통해 한국 소유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땅이지만 그동안 미국 대사관 부지로 사용되어 열리지 못했다. 고종이 덕수궁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고종의 길’이 국민 품에 돌아오기까지도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 흘렀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된 해다. 123년 전 우리의 왕이 황급히 피신했던 ‘고종의 길’. 슬프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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