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치소 40년 역사의 흔적을 보다

시민기자 강현우

발행일 2019.10.21. 18:19

수정일 2019.10.21. 18:19

조회 411

성동구치소 입구 ⓒ강현우

지난 9월 28일, 시민들에게 성동구치소가 개방 되었다. 성동구치소는 1977년부터 2017년 6월까지 법무부 소유의 구치소 시설로 사용돼 지난 40년 동안 일반 시민 출입이 제한되었다. 이 날 성동구치소를 개방한 것은 2020년 철거를 앞두고 시민들이 구치소라는 특수 공간을 투어 형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 취지다.

구치소 안에는 시민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나 캐리커처 부스도 있었고, 성동 구치소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기재되어 있는 팜플랫도 준비되어 있었다. 구치소 내부 투어 전에 이 곳을 둘러보면서 성동 구치소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역사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구치소 내 수감자들이 머물렀던 방 ⓒ강현우

반드시 투어를 신청하지 않아도 방문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구치소 내부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 있었다. 그곳은 구치소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방문한 시민들이 구치소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벽에 붙은 수감자들의 삶의 흔적들 ⓒ강현우

시민들에게 공개된 단 하루동안 총 10회에 걸쳐 40분 동안 수감 절차 체험과 구치소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성동 구치소 안에 있는 여러 장소에 대한 해설사의 생생한 설명과 이 곳에 수감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구치소 곳곳에 적힌 위로와 힘이 되는 문구 ⓒ강현우

구치소 곳곳에는 수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투어를 하는 동안 이러한 문구가 새겨진 이유를 들으며 수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매 장소를 걸어다니며 어떤 기분을 느꼈을지 알 수 있었다.

방문객들을 위해 구치소 내에서 악기를 연주해준 음악가 모습 ⓒ강현우

구치소 투어의 매 구간에는 악기를 연주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해설사분의 설명과 함께 연주를 들으니 해설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수감자들의 감정 역시 일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투어의 마지막에는 성동구치소에서 28년 간 근무하신 해설사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매스컴이나 신문에서는 교도소에서 교도관의 불미스러운 행동이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조명될 뿐, 그들의 힘든 삶은 전혀 비추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구치소 투어를 통해 우리가 본 것은 수감자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구치소 내 사람들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던 5~60명의 식당 아주머니들, 그들을 관리했던 교도관분들의 힘겨운 발자국들 아니었을까.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성동 구치소의 바닥에는 40년의 역사를 지탱해 온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겨질 것이다. 우리 모두 그들의 흔적을 잊지 말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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