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고생했어! 철거 앞둔 성동구치소 다녀왔어요
발행일 2019.10.07. 14:49
시민개방행사가 열린 성동구치소 ⓒ 이완규
2019년 9월 28일 하루 동안 성동구치소 시민개방 행사가 열렸다. 1977년부터 2017년까지 40년 만의 개방이라 시민들이 많이 방문하였다. 이번 개방행사는 2020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성동구치소 투어는 회차별로 40분씩 진행됐다.ⓒ 이완규
성동구치소는 구치소의 크기를 1등급부터 5등급으로 나눴을 때 최대 2,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1등급에 속하는 기관일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이었다고 한다.
성동구치소 투어는 회차별로 40분으로 구성돼 담당자분의 해설을 들으며 진행됐다. 기자는 1회차에 참여를 하였고 성동구치소에서 30년 동안 근무하셨던 유장익 전 교도관님이 해설을 맡았다. 구치소에 들어가기에 앞서 (구)성동구치소 직원들은 구치소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칭하지 않고 수용자로 칭하였다고 한다. 교도관들이 수용자의 재기를 위해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근무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수감자의 방, 둥근 반사경은 교도관들이 수감자들을 볼 수 있게 설치해 놓은 것이다. ⓒ 이완규
첫 번째로 수용동 관람을 하였는데 이 좁은 방이 많으면 8명까지 같이 지냈다고 한다. 또한, 겨울에는 그나마 버틸만한데 여름에는 수감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사진 가운데에 있는 둥근 반사경은 교도관들이 방 안에 있는 수감자들을 볼 수 있게 설치해 놓은 것이다. 직원들이 아무리 관심을 가지고 수감자들을 관리를 하려 해도 수감자들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막을 방법이 없어 방안에 있는 창문이나 화장실 문 같은 경우 수감자들이 자해할 수 있어서 아크릴로 만들어졌단다. 또, 옆에 있는 선반과 옷걸이들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하는 수감자들 때문에 20kg 이상의 무게를 달면 떨어지도록 설치되었다.
수감동 복도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진행됐다. ⓒ 이완규
이번 투어에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투어 포인트 장소마다 연주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연주와 함께 담당자의 해설을 들으니 구치소의 분위기가 더 와 닿았다. 이번 투어에 얼마나 신경썼는지 알 수 있었다.
성동구치소 안에 조성된 감시탑 ⓒ 이완규
두 번째로는 망루감시탑을 관람하였다. 성동구치소 안에는 4개의 감시탑이 있다. 가운데에 서치라이트가 설치돼 있고 옆에 초록색 철조망을 건들면 경보음이 울려 수감자가 쉽게 탈출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가끔 탈출하는 수감자가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교도관이 감시탑에서 근무했지만 2005년부터는 감시대 근무가 전자기능으로 인해 없어졌다고 한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셨는데 출소한 사람 중에 수감자들에게 물품을 공급해주는 대행 서비스를 한 사람이 있었는데,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음란서적이나 두꺼운 책에 담배를 끼워 반입하여 직원들을 힘들게 했다고 한다. 또한 양말이나 테니스에 물품을 담아 던지는 일도 있었단다.
성동구치소 운동장 ⓒ 이완규
세 번째로는 운동장을 관람하였다. 1년에 한 번 재판이 끝난 수감자들을 상대로 체육대회를 했다. 한 번에 500~600명이 이용하다 보니 인원을 생각해보면 그리 넓은 장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장 바로 뒤에는 세탁장과 작업장이 있었고 인성교육, 취업과 창업을 교육해주는 수용자교육장이 있었는데, 굉장히 협소해 보였다.
수용자 접견실은 유리창으로 가려져 있다. ⓒ 이완규
네 번째로는 수용자 접견실이다. 이 장소는 수감자가 하룻밤을 지내고 처음 면회하는 곳이다. 방은 14개로, 접견실은 처음에 유리창으로 가려있는데 구멍을 뚫어놔 소통할 수 있게 해놨다. 그러나 구멍으로 물건을 주고받는 문제 때문에 차단하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설치했다. 마이크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도록 해놨다.
예전에는 교도관이 입회를 했지만 2000년도부터는 입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에 중형이 예상이 되거나 마약사범, 심적 동요가 큰 수감자들은 교도관이 입회를 하여 면회를 진행한다고 한다. 아마 구치소에 수감되고 나서 가족의 얼굴을 보고 가장 슬픈 시간을 여기서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교도관복 입어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 이완규
마지막으로는 영치품접수실을 체험할 수 있게 꾸며 놓았다. 희망자에 한해 수의, 교도관복 체험, 머그샷 촬영, 옥중편지쓰기, 체험소감 기록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 해설을 담당한 유장익 전 교도관은 교도관들의 근무가 뉴스로 알려질 때는 관리 소홀, 자살 같은 안 좋은 일만 알려지셔서 아쉽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하기 힘들고 주변에도 교도관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이번 시민개방을 통해 교도관이라는 직업의 고충과 구치소 시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