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야외 조각작품 따라 떠나는 예술 산책
발행일 2019.09.19. 16:38
서울식물원 야외정원 ⓒ황석현
지난 2019년 5월 1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서울식물원이 정식 개원했다. 도심 외곽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식물원을 서울 시내에서 만날 수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공원과 식물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서울식물원은 국내 첫 공원 속 식물원이다. 축구장 70개 크기의 어마어마한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세계적인 규모의 식물원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바쁜 도심 속 일상에서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서울식물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서울식물원에서는 다양한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야외 조각 전시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초록빛 짙은 식물과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는 예술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특별함은 서울식물원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초록의 식물들을 바라보며 다양한 예술작품과 교감하는 시간 동안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평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배형경 작가의 청동 조각 작품 '삼미신' ⓒ황석현
서울식물원 '야외 조각 전시 투어'를 통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작품은 물가에 자리한 배형경 작가의 청동조각상 ‘삼미신’이다. 정동길 골목 교차로에 있던 조각상을 서울식물원 공원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전문 해설사는 '조각과 대화하는 느낌을 갖고 조각과 자신을 동일하게 풍경의 한 부분으로써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조각을 감상하라'고 조언한다. 가만히 조각의 눈으로 바라보는 풍경 속에서 삶의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활짝 만개한 보라빛 들꽃 ⓒ황석현
습지원에 있는 아마존빅토리아 수련. 여름 밤에 꽃을 피운다 ⓒ황석현
다음 조각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습지원을 지나다 보면 아마존빅토리아 수련을 볼 수 있다. 아마존빅토리아 수련은 아마존강에서 발견되었는데 수련 뒷면의 그물맥 구조가 특이하여 건축 구조에 응용되었다. 1851년 영국의 만국박람회 때 런던 교외에 팩스턴(J.Paxton)이 설계한 세계 최초의 철골 건축물인 수정궁에 적용되었다.
박상숙 작가의 조각 작품 '생활방식_문' ⓒ황석현
두 번째로 만나게 되는 조각 작품은 박상숙 작가의 ‘생활방식 문’이다. ‘생활방식 문’은 금속성 재질의 사각 구조물에 둥글게 뚫려 있는 형태다. 박상숙 작가는 집이라는 공간의 구조와 기능적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조각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둥근 형태는 만월을 형상화 한 것이며, 풍요와 기복이라는 상징성을 띄고 있다. 불현듯 추석 날 밝고 둥근 달에 소원을 비는 풍습이 떠오른다.
박상숙 작가의 조각 작품 'Home, Sweet Home' ⓒ황석현
역시 박상숙 작가의 작품 'Home, Sweet Home'이다. 'Home, Sweet Home'은 금속성 재질에 극히 단순화된 집 모양의 형태다. 매끈한 표면과 사물이 투영되는 금속성 재질로 풍경과 사람들이 작품 안에 오롯이 담겨졌다. 극히 단순화된 집의 형태에 서울식물원 공원 풍경과 사람이 담겨지자 한 지붕 한 가족 느낌이 물씬 든다.
마지막 조각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는 주제원에 입장해야 한다. 주제원 입장을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입장권으로 서울식물원 주제원과 온실을 포함하여 총 5회까지 입장할 수 있는데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충흠 작가의 조각 작품 '무제' ⓒ황석현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조각 작품은 박충흠 작가의 ‘무제’다. 녹슨 금속성 재질에 추상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꽃 같기도, 나무 같기도, 나뭇잎 같기도 한 작품이다. 작가의 작품 의도와 상관없이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관람객 저마다의 감각적 체험으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대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식물의 속도로 천천히 서울식물원을 산책하며 다양한 식물들과 호흡하고 조각 작품들과 교감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넘는다. 식물들이 내뿜는 푸른 기운과 조각 작품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가 지친 심신(心身)에 작은 생기를 불어주기 충분하다.
작가 괴테는 이렇게 썼다. ‘항상 현재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시오. 어떤 상태에 있든 어느 순간이든 간에 무한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그것은 모든 영원한 것의 대표자입니다.’
오늘 우리가 두 발 딛고 서 있는 현재에 식물과 예술작품이 전해주는 무한한 가치가 온전히 전해지는 것 같지 않은가. 모든 영원한 것의 대표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어떤 진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식물원의 예술 산책을 꼭 한번 경험하길 추천한다.
☞ 서울식물원 야외조각 전시투어 예약하기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https://yeyak.seoul.go.kr/reservation/view.web?rsvsvcid=S19051013572481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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