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좋지만 가을에도 좋은 '인왕산 수성동 계곡'
발행일 2019.09.09. 14:36

수성동 계곡 전경 ⓒ이호준
가을 초입, 아직 도심은 초록이 무성하다. 도심 속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계곡, 수성동 계곡에 다녀왔다.

수성동 계곡 초입 마을버스 종점 ⓒ이호준
삶의 공간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수성동 계곡의 자리 앉음새는 조선시대에도 다르지 않게 아름다웠으리라 생각된다.
기린교에서 바라본 비해당 터 ⓒ이호준
수성동 계곡의 그 가치를 이롭게 여겼던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은 기린교 너머에 ‘비해당’이라는 별장을 짓고 시와 그림을 즐겼다. 형 수양대군에게 맞서 어린 조카 단종을 위해 신의를 지켰으나, 결국 둘째 형 수양대군에 의해 강화도로 유배되어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인왕산 기슭에 자리한 비해당 별장터는 그의 정직함과 우직함을 대변하는 화강암 괴석이 넓게 터를 벌리고 있었다.

수성동 계곡 물줄기 ⓒ이호준
비가 내린 뒤라 작고 맑은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작고 맑은 물줄기가 우리가 아는 청계광장의 청계천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수성동 계곡은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에 등장할 정도로 당시부터 손꼽히는 명승지였다. 천재로 불린 정선은 마치 드론으로 조망한 것과 같은 전경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기린교가 존재했던 흔적도 정선의 그림에서 찾아낼 수 있다.

기린교 세부 ⓒ이호준
수성동 계곡은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에 등장할 정도로 당시부터 손꼽히는 명승지였다. 천재로 불린 정선은 마치 드론으로 조망한 것과 같은 전경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기린교가 존재했던 흔적도 정선의 그림에서 찾아낼 수 있다.
수성동 계곡에 방문한 뒤, 삶의 상처들이 계곡물에 어느 정도 씻겨 내려 간 듯 마음이 한 결 편안해졌다. 때론 거창한 장소보단 이렇게 가까운 장소에서 더욱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수성동 계곡은 종로09번 버스 종점에 위치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환승하면 접근성이 편리하다. 시간이 된다면 통인시장부터 서촌자락을 아우르며 천천히 도보로 이동해보길 추천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서촌 풍경을 지나 맞이하는 계곡의 모습이 더 신선하게 다가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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