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대신 한강으로 오세요! '한강 시네마위크'
발행일 2019.08.20. 16:56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 시민들(c) 이수빈
일몰 후 한여름의 열기도 사그라들 무렵, 한강공원에서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시네마위크'가 열렸다. 영화를 사랑하는 서울시민이라면 이보다 여름밤을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밤하늘이 암막이 되고 내가 앉은 자리가 영화관이 되는 한강 시네마위크를 소개한다.
라이프플러스가 '한여름 한강에서 영화 같은 순간을 만나다'를 모토로 기획한 시네마위크는 평범한 일상도 영화로 바꾸어줄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63빌딩 앞 한강 공원에서는 9일간 음식, 음악, 자존감을 비롯하여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사유해볼 수 있는 테마로 꾸려진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야외 무료 영화 상영 이외에도 미개봉작 시사회와 배우와 함께하는 시네마토크, 영화 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딜리셔스 시네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다.
기자가 방문한 13일 준비된 영화는 2016년작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기조를 반영한 현명한 영화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압권.
시네마박스는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비치체어, 초로 밝힌 입식 테이블과 등을 편하게 기대고 누워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푹신한 의자도 준비되어 있었다.
제주맥주 텐트존과 빈스앤베리즈, 소녀방앗간 팝업스토어에서 눈은 물론 입까지 즐겁게 해줄 다양한 간식을 구매할 수 있다. 팝콘, 츄러스, 건조스낵과 시원한 맥주는 찰떡궁합!
행사의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고 프로그램은 잘 구성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사장에 무성한 잡초나 펜스가 그대로 노출된 세트가 아쉬웠다. 마치 공사가 덜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내년에는 정말 흠잡을 곳 없는 축제가 될 것 같다.
다양한 의자가 배치된 관객석 모습 (c) 이수빈
시네마위크를 더욱 알차게 보내고자 17일에는 한강 다리밑 영화제에 다녀왔다. 집이 여의도 한강공원 근처라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산책하러 여름엔 자주 한강을 찾는 편이다.
바람이 온도 대신 부드러운 질감으로만 느껴지는 경험은 이 계절에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에도 평소처럼 외출했다가 우연히 다리밑 영화제를 발견하였으나 이미 영화가 시작한지 꽤 지난터라 17일에 다시 한번 방문하기로 하였다.
행사를 기다리며 찍은 시민들의 모습 (c) 이수빈
해가 지기 전부터 이미 많은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한담을 나누며 기다리는 모습이 평화로워보였다. 평소에는 빠르게 지나가기 바쁜 다리밑에 사람들이 멈춰서 여유를 만끽하는 이 순간이 한강몽땅 여름축제를 가장 잘 요약해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일상에서 멈춤을 공유하기 위해 우리는 예술을, 또는 페스티벌을 찾는 것이 아닐까. 돗자리나 캠핑용 의자를 챙겨오지 못했더라도 현장에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어둠이 찾아오고 주변을 가득 메운 풀벌레 소리처럼 마음을 찌르르 울리는 영화와 한강의 시원한 만남! 더위에 찌든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만족스러운 영화제였고 다음 해에도 무조건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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