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억새축제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0.07. 00:00

수정일 2004.10.07. 00:00

조회 1,867



시민기자 이창욱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다보면 문득 자연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특히 요즘같이 계절이 바뀌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옷을 갈아입을 숲의 모습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리운 마음에 걸음을 옮겨 이리저리 거닐다 고층건물로 인해 푸른 하늘의 모습조차 온전히 보기 힘든 도시가 답답해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어느 지하철역사에서 문득 눈에 띈 "2004 월드컵공원 억새축제"를 홍보하는 포스터는 그런 나에게 이미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주말 오후 찾게 된 월드컵공원 내의 하늘공원에서 드넓은 억새밭의 정취를 맘껏 느끼고 나니 한결 일상이 즐거워졌다. 미리 가본 억새축제를 소개한다.

도심속 생태공원..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 억새꽃 만개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활기참을 일깨워줬던 2002월드컵,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이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상암 월드컵공원이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려 공원에 들어서니 먼저 공원에 나와 막 들어서는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이 반겨주었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호젓한 공원에서 주말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도심속 휴식공간이라는 말을 지레 떠올리게 해주었다.

하늘공원으로 가는 표지판을 확인하고 걸음을 재촉해 멀리 보이는 하늘공원의 모습을 향해 나아갔다.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언덕을 옆으로 돌아가는 코스로 걸으면 조금 운동이 되는 정도의 거리이다. 올라가는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경치 좋은 하늘공원을 찾고 있었다.
뚜벅뚜벅 산책하기에 적당한 거리를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올라가니 어느덧 하늘과 가까운, 억새꽃으로 가득한 하늘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억새꽃 장관이 펼쳐지는 하늘공원

하늘공원은 과거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복원한 환경생태공원이다.
매립이 끝난 부지에 마무리 작업을 하고 그 위에 흙을 덮은 후 식물을 심은 하늘공원은 공간의 쓰임에 있어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은 모습이었다.

왜 하필 억새를 심었을까? 궁금증은 이내 안내판을 보고 풀어졌다.
하늘공원의 조성 배경상 토양이 얇아 물을 머금지 못하고 흘려보내어 항상 흙이 건조한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억새를 심었다는 말을 들으니 하늘공원과 억새,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원을 살펴보았다. 5만8천여 평의 매립지위에 조성된 하늘공원은 설명을 빌리자면 척박한 땅에서 자연이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한다.
둘러본 하늘공원은 인공으로 조성해 놓은 생존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연은 풍성한 번식을 해나가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 띠를 보고 있으니 넓게 펼쳐진 초지가 장관을 이룬 모습에 절로 감탄이 이어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공원에는 가족이나 연인의 손을 잡고 많이 모인 시민들은 이 자연의 선물안에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고 산책도 하며 마음껏 주말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읽고 하늘공원의 즐거움이 억새에만 있다고 생각하셨다면, 또 다른 즐거움인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풍경에 대해 들어보시라.

또 하나의 즐거움, 서울의 풍경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하늘공원은 북으로 북한산, 남으로는 한강주변, 동으로는 남산, 서로는 행주산성이 보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하늘공원 가장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서울의 경치는 그 속에서 지내며 느끼지 못한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람선이 떠다니는 한강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압권인 풍경이다.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정취에 빠져 상념에 젖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지나 저녁이 되었다. 넓은 하늘공원의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지 못해서인지 가슴에 남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올라갈 땐 돌아가서인지 오래 걸렸던 거리가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니 금방 내려와졌다.
찾아갈 땐 더디게 다가와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내려올 땐 금새 내려와 아쉬움을 배가시킨다. 이것도 찾아간 이에 대한 배려일까? 쓸데없는 생각을 해가며 발길을 옮겨 하늘공원을 빠져나왔다.

우연한 기회에 찾게 된 하늘공원, 왜 이제껏 이곳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을 정도로 정말 좋은 곳이었다. 두어 시간의 시간과 단돈 900원에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 이 곳 하늘공원을 추천한다.

7일 개막되는 억새축제, 다채로운 행사로 볼거리 제공

이왕에 갈거라면 10월 7일부터 16일에 걸쳐 열리는 억새축제 때 하늘공원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이 시기엔 다채로운 행사들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자세히 살펴보고 시간이 맞는 행사에 참석하면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주요 행사로는 매일 밤7시에 열리는 가을밤 작은 음악회와 첫날 열리는 개막식, 억새풀 공예체험 행사 등이 있다.

또한 평소엔 보존을 위해 개방하지 않던 야간에도 이 기간동안은 야간에도 개방한다고 하니 밤길에 걷는 억새밭 생각만 해도 운치 있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혹 시간이 없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걷기 힘드신 분들도 셔틀버스가 운행된다고 하니 주저하지 마시고 시간에 맞춰 가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월드컵공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하늘공원까지 걸어서 20분 소요)
6호선 마포구청역 8번 출구 (하늘공원까지 걸어서 20분 소요)
- 버 스 : 13(마포), 13-1(마포), 7715, 271, 171번 : 월드컵공원 경기장 하차
7013, 606, 6714, 163, 6711, 606, 9600, 9601, 601 : 마포구청, 마포구청역 하차
- 문 의 :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산하 월드컵공원관리사무소
☎300-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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