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내달 2일 문열어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8.18. 00:00

수정일 2004.08.18. 00:00

조회 1,542



■ 국가사적 건물을 미술관으로 활용, 지역문화 공간 역할 기대

서울 남현동에 위치한 구 벨기에 영사관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달 2일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국가사적 제254호로 지정되어 있는 구 벨기에 영사관은 한동안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은채 방채돼 있던 것을 현 소유주인 우리은행이 서울시에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해오면서 시립미술관 분관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인 구 벨기에 영사관은 국가사적이라 최소한의 공사만이 가능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방들을 그대로 살려 1층에는 5개의 전시실을, 2층에는 6개의 전시실을 만들었다.
시립미술관 본관이 널찍한 전시공간을 자랑한다면 남서울분관은 아기자기한 전시공간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 문화환경조성팀 박흥수 팀장은 “남서울분관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남서울지역 주민들을 비롯하여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 누구나 예술의 향기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친근한 지역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개관전 ‘한국현대작가초대전’..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100점 전시

남서울분관 개관식은 다음달 2일로 시장, 초대작가, 문화계 주요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서울분관 야외정원에서 진행된다.
개관식과 함께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 <한국현대작가초대전>도 열리는데 곽석손, 권영우, 서용선, 이대원, 민복진, 전준 등 미술계에서 뚜렷한 자기 세계를 구축해 온 원로 및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화 32점, 서양화 44점, 조각 24점 등 모두 100점이 전시되는데, 관람객에게 연속적인 감흥을 일으킬 수 있도록 1층에는 한국화를, 2층에는 ‘구상’과 ‘추상’으로 나뉜 서양화가 전시되고, 이와 함께 1 2층과 야외정원에 조각 작품이 전시된다.

이들 작품들 모두 초대작가의 대표적인 작품들로 이번 한국현대작가초대전은 한국현대미술의 현황과 그 발전적 추이를 조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시는 9월 2일부터 10월 24일까지로 일반에게는 9월 3일부터 공개되는데 개관전 관람료는 무료다.

개관전 이후 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재정능력이 열악한 실험 전업 작가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어린이 미술강좌, 미술창작교실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술체험 기회를 수시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시립미술관 본관과 연계한 특별전 등 기획전도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바뀐 구 벨기에영사관

대한제국 주재 구 벨기에 영사관 건물(1905년 준공, 회현동 소재)이었던 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작은 규모지만 구한말부터 일제시대 해방이후의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건물이다.
구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이던 이 건물은 1919년 벨기에 영사관이 충무로로 이전하면서 일본 요꼬하마생명보험회사의 사옥으로 쓰이다가 다시 일본 해군성 무관부 관저로 이용되었다.
해방 후에는 해군헌병대로 사용되다가 1970년에 상업은행에 불하되었고, 1977년 국가사적 제254호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1980년대에 도심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자리에 고층건물을 짓기로 함에 따라 1981년 11월부터 약 9개월에 걸쳐 현재의 장소인 남현동으로 이전해 복원되었다.

정원 중앙에서 바라본 구 벨기에 영사관은 돌출된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는데 몸채 좌우로는 정면보다 물러선 곳에 로지아(한쪽에 벽이 없는 복도 모양의 방)을 두었다. 현관 및 1층 로지아의 기둥은 투스칸 양식이고 2층 로지아는 이오니아 양식이다. 전체적으로 화강암과 붉은 벽돌을 적절히 사용, 단아한 고전주의 양식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구 벨기에 영사관은 기존의 양식건물을 성공적으로 이전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고전주의적 의장 수법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사료적인 가치가 높은 건축물을 미술관이라는 문화공간으로 선보이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이서울뉴스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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