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는 삶은 NO! 만족의 기준은 나!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3.09. 00:00

수정일 2004.03.09. 00:00

조회 1,341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그 열풍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신문화코드 '웰빙'.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기사, 광고의 한 코너를 장식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인기단어 검색 순위에서 늘 상위에 랭크될 만큼 사람들에게 인기인데…. 스스로에 대한 만족을 가장 중요시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신을 가꾸는 문화현상, '웰빙'에 대한 알아봤다.

건강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쓴다

매일 아침 6시, 어김없이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 김현정(27) 씨. 출근에 앞서 직접 갈아만든 주스와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 빵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해결한다.
출근과 동시에 소집된 회의 시간, 동료들은 커피를 마시지만 김 씨는 향이 좋은 건강차로 대신한다.
퇴근 후 불필요한 술자리 모임은 되도록 피하고 친구들과 만날 때도 담배연기와 술 냄새 가득한 고깃집, 호프집보다는 꽃나무가 많고 실내공기가 신선한 곳을 선호하는 김 씨. 수입의 30%를 투자할 정도로 그녀에게 운동은 생활이 된지 오래.
매일 저녁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수영이나 등산으로 건강을 챙긴다. 또한 2주일에 한번씩은 전문 스파클럽을 찾아 전신 마사지와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이처럼 김 씨의 일상과 수입의 지출 대부분은 그 자신을 가꾸고 투자하는데 집중돼 있는데….
"제가 튄다구요? 제 또래 친구들 대부분도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을 잘 가꾸는가가 최대관심사인걸요.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위해 투자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것, 요즘 신세대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트렌드잖아요?"
김 씨는 일명 '웰빙족'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 2030세대의 젊은이들이 주 층을 이루며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심신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들은 자연 친화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등산, 스파, 요가, 명상, 유기농 식품 등을 선호한다.

"비싼 유기농 식품 먹으면 웰빙족 아닌가요?"

2003년 한해, 불경기 속 호황을 누린 것 중 한가지를 꼽으라면 '웰빙(well being)'이다. '웰빙'은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데 미국 뉴욕에서 건너온 새로운 생활방식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붐을 타기 시작한 '웰빙'은 기업의 주요 마케팅에 적용되며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이는 자연, 건강, 안정 등 '웰빙'이 담고있는 키워드와 2030세대들이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웰빙'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명품입고 요가하고 딴 제품보다 두 세 배 비싼 유기농 식품 먹는 사람들이 웰빙족 아닌가요?"
대학생 최은영(21) 씨는 고가의 스파·피트니스 클럽을 수시로 드나들고 명품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을 '웰빙족'이라 생각한다고. 즉 정신적 건강보다는 물질적 풍요를 얻음으로써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웰빙'이라 여기는 것.

외형 가꾸기보다는 정신적 가치 추구를…

인간이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기를 거부하고 고도화된 첨단문명에 대항한 중산층 이상의 시민들이 자연주의, 뉴에이지 문화 등을 받아들이면서 파생된 삶의 방식, '웰빙'. 즉 진정한 의미의 '웰빙'은 돈이라는 물질적 굴레에서 벗어나 심신의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웰빙족'들은 사치스러운 것보다는 자신의 개성이나 신념을 바탕으로 한 심신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미래지향형 라이프 스타일인 것.
한 전문가는 "열심히 일해서 고가의 명품을 사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기 만족보다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웰빙'은 단순히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를 가꾸기보다 정신적 만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알차게 설계하고 실천하는 문화코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가장 중요시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신을 가꾸는 문화현상, '웰빙'. 실용주의와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젊은층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루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21세기 신문화 코드임에 틀림없다.

하이서울뉴스 / 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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