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 7년차의 베테랑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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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시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늘 보던 할머니께서 한 말씀하신다. “젊은이가 여길 어떻게
왔어?” “할머니 보고 싶어서 왔지요.” “그래! 젊은이가 고맙구먼. 우리 같은 늙은이들을 찾아와 말벗을
하겠다니...” 이 상황에서 할 말을 잃은 사람. 그리고 자신의 활동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이문철(20세)씨. 그는 치매 할머니들의 아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원봉사 7년차의 베테랑 활동가이다.
| 중부대학교 노인복지과 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노인시설이나
아동위탁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요구도 종용도 없었다. 다분히 자신의 의지에 의해 찾아간 노인시설에서 자신이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때 제가 그토록 좋아하던 할아버지께서 폐암으로 사망하셨어요. 그때의 충격이 어찌나
크던지...” 그 이후 이씨는 노인들의 남은 삶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통스럽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모습처럼 누구나
그리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자신이 노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면서 광진구 자원봉사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그 이후 주-욱 광진노인보호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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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노인들의 말벗도 되어주죠
치매가 심한 할머니가 화장실 변기에서 세수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는
이문철씨는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땐 잘 몰라서 당황했던 일이 많았어요. 특히 제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곳이 치매·중풍환자 분이 많은
노인 시설이라 의외의 행동을 하시는 분들로부터 욕설도 듣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는 침착하게 복지사에게 다가가 이런
상황에서의 행동 대처 요령을 묻고 다시 해 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노인 보조 활동에 탄력이 붙어 노인들의 말벗도 되어 주고
장기나 오목을 같이 두는 등 외로운 노인들에게 귀여운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시설을 방문하곤
했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붙여준 별명이 ‘봉사맨’인 이문철씨는 고등학교 3학년 전 과정동안 ‘급식당번’을 자청해
친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친구들이 제게 나중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라고 그러더군요.” 그도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사춘기를 겪었다. 방과후에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번번히 뿌리치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은
사실. 그러나 막상 가야 할 곳에 가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냥 순간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 곳에 가면
그를 반기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미소가 정겹게 다가왔다.
⊙ 원하는 분야 전공으로 난생 처음 장학금을
탔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선생님과 복지사로 부터 도움말을 듣고 현재의 노인복지를
전공하게 되었다는 이씨. “제가 장남이다 보니 대학 진로와 관련하여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형이나 누나가 없잖아요. 그래서 고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을 따라 다니며 많이 귀찮게 해 드렸는데 선생님께서는 전혀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이런 저런 정보를
주셨어요.” 그리고 그는 광진노인보호센터의 복지사로 부터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에 있는 실버타운이 대부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다 보니 조금은 소외된 분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것이 복지사의 의견이었고 그리고
제게 그 부분을 전공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시더군요.” 이문철씨도 그리고 그에게 대학 전공과 관련하여 전권을 주신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하셔서 그는 부담없이 대학 진학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때 그리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공부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 있죠?” 그는 대학에서 난생 처음 장학금을 타 공부의 재미를
붙이기도 했다. 사실 고등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목을 찾아 진학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우리의 현실임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중학교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 그 과목이 좋아 열심히 공부하는 이씨 같은 경우는 감히 성공적인
선택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 어머니도 저와 함께 봉사활동 시작하셨어요
이번
방학에는 이씨의 어머니도 함께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그와 같이 노인복지관을 찾아 반찬 등의 주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부모님은 그가 고등학교 때 봉사 활동하러 다니는 것에 대해 전혀 제지를 가하지 않고 그의 편이
되어주셨다. “어머니는 주방에서 봉사하시고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벗이 되어 주거나 이동시 보조해 드리는 등의 일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와 함께 하니 제 활동에 더 힘이 실리는 것 같아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실버타운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는 일이 그가 전공을 결정하면서 갖게 된 작은 목표다. 복지 부분과 관련 더 이상 소외 받는 노인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청년 자원봉사활동가를 보면서 그의 꿈도, 희망도 오래지 않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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