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의 천국 ‘하늘공원’에서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3.07.01. 00:00

수정일 2003.07.01. 00:00

조회 4,962

시민기자 전흥진


하늘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하늘공원’은 5만 6천평의 대초원이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월드컵 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갈 수 있다. 하늘공원을 보려면 나지막한 산처럼 보이는 언덕을 힘들게 올라야 하는데, 언덕에 오른 사람들은 ‘아니 무슨 공원이 이래?’ 하고 기존의 공원과는 다른 의외의 풍경에 놀라거나 실망하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잘 가꿔진 꽃과 나무들이 아닌 잡초가 무성한 너른 풀밭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래 이곳은 쓰레기더미로 유명한 난지도를 자연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이곳에서 커다란 나무그늘이나 푸르른 숲을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속이 탁 트이는 시원한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들풀의 흔들림을 통해 바람을 볼 수 있으며, 야생화의 짙은 향기에 취할 수 있다.


다른 공원에서는 푸대접 받고 뽑혀 나가는 억새나 띠 같은 잡초들이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우를 받고 자라는 야생화와 잡초의 천국’이랄 수 있는 독특한 공원이다. 노란 애기똥풀, 하얀 개망초, 보라색 엉겅퀴와 꽃분홍 패랭이꽃들이 곳곳에 야생화 군락을 이룬 사이로, 색색이 날아다니는 온갖 종류의 나비들과 다양한 풀벌레들을 볼 수 있고, 달팽이를 잡거나 무당벌레를 잡아서 관찰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원 한가운데에는 둥글게 배열한 바위 의자들이 있고, 나무나 바위를 이용한 자연 친화적인 조각 작품들 사이를 비행하는 흑백 정장차림의 까치들이 멋진 풍경에 일조를 더한다.

공원 한편에는 바람을 이용하여 공원 전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키 큰 풍력발전기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해 주고, 그 아래로는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오솔길과 표지판을 만들어 두었기에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공원 이며, 월드컵공원에서 하늘공원까지 오전 9시부터 일몰 전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료셔틀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인근에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보이는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 등이 있고, 노을공원과 월드컵 경기장 등 도심에 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큰 공원들이 있다. 빡빡한 생활에서 벗어나 초원의 평화와 휴식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쯤 하늘공원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비 오는 날의 산책은 당신을 더 깊은 사색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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