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장터도 랜선 개장…코로나19가 바꾼 풍경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0.06.18. 11:12

수정일 2020.06.19. 09:03

조회 1,494

고가도로 주변이나 교각 아래는 컴컴하고, 텅 비어 있어 우범 지대가 되기 쉽다. 고가도로 아래 차갑고, 어두운  환경을 온기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고, 주민들이 오가며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 있다. 

미아리고개는 1966년 도로확장공사를 통해 고가도로 개통 이후 수많은 차량들이 바쁘게 오고간다. 차 소리가 가득한 상부에 비해 고가도로 하부에는 아무 것도 없는 듯 고요하다. 낮에도 주민들이 지나다니기도 무서워 할 정도로 기피하는 장소였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낡은 공간이 주민들의 희망을 담아 문화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성북구 돈암동에서 길음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 아래 ‘미인도’다. 마을과 사람을 잇는 미아리고개 도시재생공간으로 ‘미아리고개(彌) + 사람(人) + 길(道)’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 고가도로 아래 미인도 주변 마을장터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

지난해 고가도로 아래 미인도 주변 마을장터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 ⓒ김미선

이 곳은 환경미화 자재 창고로 사용했었던 곳인데 지역 주민과 예술가들이 공연, 워크숍 등을 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미인도는 마을 이야기가 있고, 주민들의 활동을 전시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아름다운미아리고개친구들(아미고친구들)’인 지역예술가, 주민, 대학생들이 모여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곤 했다. 놀이공간이 부족한 동네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했었던 ‘미인도’

지난해까지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했었던 ‘미인도’ ⓒ김미선

4년 동안 다양한 전시와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주민들이 모여 물건을 사고팔며 이웃과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미아리 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을 열어왔다. 일 년에 다섯 번 정도, 작은 공연과 벼룩시장, 먹거리 장터가 열렸다. 지역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개장은 장터이자 놀이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까지는 동네 주민들이 지속적인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서로 가진 것을 나누며 이야기하는 장터였다. 고소한 부침개 냄새가 풍기고,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팔며 이웃간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을장터 ‘고개장’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팔며 이웃간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을장터 ‘고개장’ ⓒ김미선

코로나19로 인해 누군가와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은 시기이다. 사람들도 집밖으로 나오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올해는 홈쇼핑과 무인마켓으로 진행하는 첫 ‘고개장’이 5월 16일(토)에 열렸다. 성북구 돈암1동, 동선동, 삼선동, 보문동은 배달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었고, 이 외 지역은 착불 택배만 가능했다. 첫 번째 고개장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고개장을 한 번도 방문해 볼 수 없었던 다른 지역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보며 주문을 할 수 있어 지역을 알리고, 고개장을 각인시키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2020년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진행했다

2020년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진행했다. ⓒ고개장 페이스북

홈쇼핑 형태로 진행돼 돈암1동, 동선동, 삼선동, 보문동은 배달서비스, 이 외 지역은 착불만 가능했다.

홈쇼핑 형태로 진행돼 돈암1동, 동선동, 삼선동, 보문동은 배달서비스, 이 외 지역은 착불만 가능했다. ⓒ고개장 페이스북

고개장 무인마켓은 셀러 없이 좌판에 물건을 진열하고 고개장 스텝이 판매한다. 먼저 셀러 신청을 한다. 당일 현장에 와서 판매물품을 지정된 테이블에 세팅한다. 신청한 셀러는 계좌이체, 페이 등 희망 결제방식을 스텝에게 전달해준다. 고개장이 종료되는 시점에 남은 물건을 찾아가면 된다. 셀러 신청은 카카오톡플러스친구(아름다운미아리고개친구들), 구글링크(http://bit.ly/3axNMHf)에서 신청을 받는데, 6월 무인마켓도 셀러 모집 공고가 나가고 빠른 시간 안에 마감되었다.

올해 두번째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이 6월20일에 열린다.

올해 두번째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이 6월20일에 열린다. ⓒ아름다운미아리고개친구들

두 번째 고개장은 오는 6월 20일(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열린다. 라이브 홈쇼핑을 보면서 주문을 할 수 있고, 미인도 주변 무인마켓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방구석 1열에서 만나는 라이브방송으로 GM홈쇼핑(오후 3시와 4시 30분), 건반위의 호리병(오후 3시 30분과 5시), 생방송 놀COOK먹자(오후 4시)가 진행된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랜선 고개장’의 라이브방송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가상품들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michinfriend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개 뉴우스 특파원이 전하는 생생한 고개장 현장의 모습도 볼거리다.

피아노를 전공한 고개엔마을의 멤버가 진행하는 건반위의 호리병 음악과 함께한다.

피아노를 전공한 고개엔마을의 멤버가 진행하는 건반위의 호리병 음악과 함께한다. ⓒ고개장 페이스북

생방송 중에 만들기하고, 고개장 현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생방송 중에 만들기하고, 고개장 현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고개장 페이스북

GM홈쇼핑(Gogae Market 홈쇼핑), 셀러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는 무인마켓은 지금 시기에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 듯하다. ‘랜선 고개장'을 통해 안전하고, 재미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동네 장터이지만, 직접 참여할 수 없다면 글과 사진, 그리고 라이브방송으로 참여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마을장터가 언제까지 랜선으로 진행될지는 모른다. 마스크를 벗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활기가 넘치고,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장터에서 하루 빨리 주민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미아리고개 마을장터 고개장 안내
○ 미인도 : 성북구 동선동 3가 22-6
○ 일시 : 2020년 6월 20일(토) 14:00 ~ 18:00
  - 프로그램1 : GM홈쇼핑 15:00 / 16:30
  - 프로그램2 : 건반위의 호리병 15:30 / 17:00
  - 프로그램3 : 생방송 놀COOK먹자 16:00
○ 고개장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ichin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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