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확산…지하철보관함 앱 ‘또타라커’ 출시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05.08. 15:07

수정일 2020.05.08. 17:38

조회 4,069

'비대면 무인택배함' 사회적 거리두기로 주목 받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찾는 대신 온라인을 통한 장보기가 활성화되고 있다. 덩달아 택배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인은 한 달에 두세 번 반려동물의 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택배로 받고 있다. 사료는 5~6kg으로 제법 무게가 나간다. 더욱이 지인이 거주하는 집은 산 아래에 있다. 전망 좋고 반려동물을 키우기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방문객 입장에선 매번 오르락내리락하기 곤혹스럽다. 특히 택배 기사가 택배를 배달하려면 차에서 내려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아파트단지가 아닌 주택가의 경우, 구불구불한 골목을 누비거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목적지까지 물건을 배달해야 하는 택배기사의 노고가 크다.

최근 쿠팡맨의 과로사 소식을 뉴스로 접한 지인은 사료를 본인이 들 수 있는 작은 용량으로 바꿔서 주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집 근처 편의점 앞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을 이용하기로 했다.

무인택배함의 택배 도착을 알리는 문자 편의점 앞에 설치된 무인택배함

무인택배함의 택배 도착을 알리는 문자(좌) 편의점 앞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우) ⓒ윤혜숙

가장 먼저 온라인으로 사료를 주문하면서 도착지를 변경했다. 주문한 택배가 무인택배함에 도착하면 문자로 알려준다. 문자를 받고 24시간 이내 택배를 찾아가면 된다. 지인을 취재하러 지인의 집 근처를 방문하였다.

지인이 거주하는 동네는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마을버스를 놓쳤지만 걸어서 10여 분이라니 걷기로 했다. 그런데 평지가 아니라 가파르게 경사진 길로 꼭 등산하는 기분이 들었다. 발바닥과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호흡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인이 마을버스를 타고 오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인택배함에서 택배를 찾는 모습 ⓒ윤혜숙

편의점 앞에 ‘무인택배함’이 놓여 있었다. 전철역에서 흔히 봐왔던 보관함과 비슷하다. 무인택배함을 열기까지의 조작은 간단했다. 지인이 휴대폰으로 전달받은 문자를 보면서 인증번호를 입력하니 화면에 ‘5번 보관함에서 택배를 찾아가세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확인을 누르니 5번 택배함이 열리고 마침내 택배를 받았다. 택배를 양손에 들고 계단을 올라 집으로 가면 된다. 오늘처럼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길에 택배를 찾을 계획이다. 지인은 택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택배기사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했다.

택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지인

택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지인 ⓒ윤혜숙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더불어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비대면 접촉이 늘어가는 요즘 무인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무인택배함은 가파른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택배 기사의 수고도 덜어주는 한편 혼자 사는 여성에게도 택배 기사를 가장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지인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 쇼핑이나 온라인 서점도 무인택배함을 이용할 수 있고 또 편의점마다 무인택배함을 설치해 둔다면 택배기사의 노고를 많이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물품보관함 앱 ‘T-Locker 또타라커’ 출시

서울교통공사가 출시한 ‘T-Locker 또타라커’ 앱

서울교통공사가 출시한 ‘T-Locker 또타라커’ 앱, ⓒ 서울시

지인의 선행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최근에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무인 물품보관함 이용 앱인 ‘T-Locker 또타라커’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앱만 설치하면 서울지하철 1호선부터 9호선 내 279개 역에 설치된 5,500여 개에 달하는 무인 물품보관함을 미리 예약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르면 올 하반기엔 택배 반품 및 접수 기능까지 추가해 ‘T-Locker 또타라커’를 비대면 생활 물류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물품보관함에 반품하고자 하는 택배를 넣어두면 택배 기사가 찾아가는 등의 방식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거꾸로 택배 기사가 물품보관함에 택배를 넣어두면 찾아갈 수도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직접 스마트폰으로 ‘T-Locker 또타라커’ 앱을 실행해 보았다

직접 스마트폰으로 ‘T-Locker 또타라커’ 앱을 실행해 보았다. ⓒ윤혜숙

‘T-Locker 또타라커’ 앱은 안드로이드 Play스토어, iOS App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앱을 이용해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물품보관함 찾기, 사용 현황 조회 등이 가능해, 물품보관함에 갔다가 빈 함이 없어 낭패를 보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무인서비스와 비대면•비접촉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불필요한 방문까지 줄여 비대면 효과를 극대화하고, 모바일 연계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 편의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왕십리 역사 4,5번 출구 사이에 있는 물품보관함

왕십리 역사 4,5번 출구 사이에 있는 물품보관함 ⓒ윤혜숙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4월 20일부터 30일까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앱 이용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물품보관함 앞에 부착된 앱 홍보스티커를 사진으로 찍어 개인 누리소통망(SNS)에 #또타라커, #Tlocker, #무인보관함어플, #지하철무인보관함, #지하철 등의 해쉬태그와 함께 올리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 필자도 집 근처 물품보관함에서 이벤트 사진을 찍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19가 종식되긴 어려울 것이다. 설령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추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도 있다.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고 해도 비대면 방식은 확산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T-Locker 또타라커’가 종전의 택배 업무와 결합된다면 한층 유용한 앱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서울교통공사 : http://www.seoulmetro.co.kr/
○ T-Locker 또타라커 이벤트(~5/10) 참여하기
○ 문의 : 02-6311-9272(서울교통공사 복합개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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