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물씬! 힙지로 다녀왔어요!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0.03.04. 12:02

수정일 2020.03.05. 09:28

조회 4,191

요즘 을지로는 ‘힙지로’로 통한다. 영어 ‘Hip’(최신 유행의)과 ‘을지로’를 결합한 단어이다. 옛 상가와 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을지로가 힙지로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을지로에는 지역 특성상 ‘오래가게’가 많고, 세운상가와 청계상가는 도시재생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젊은 층을 겨냥한 이색 카페가 들어서 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힙지로에 있는 오래가게와 레트로 감성 물씬 나는 가게를 둘러봤다.

허준 선생의 혜민서 터에 자리를 잡은 커피한약방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혜민당

허준 선생의 혜민서 터에 자리를 잡은 커피한약방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혜민당 ⓒ김창일

커피한약방은 레트로 느낌을 물씬 풍기는 카페다. 허준 선생의 혜민서에 착안해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이란 이름을 붙인 작명 센스가 돋보인다. 커피한약방에는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자개장, 한약재 수납장, 큰 어항, 로스팅 커피 등 과거로 여행한 느낌을 준다. 커피한약방은 작년 방영된 ‘호텔 델루나’를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3층에 있는 커다란 어항 뒤에 극중 장만월과 구찬성이 앉아 이야기를 나눴었다. 커피를 마시고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1층 혜민당을 이용해도 좋다. 혜민당은 커피한약방과는 다르게 조금은 밝은 분위기다.

옛 다방의 인테리어를 살린 이화다방

옛 다방의 인테리어를 살린 이화다방 ⓒ김창일

이화다방은 이름이 두 개다. 옛 이름인 이화다방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이스포클럽.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변하는 ‘낮카밤바’였다. 지금은 낮에 커피를 판매하지 않고, 저녁에 바만 운영한다. 이화다방은 예전 사용하던 다방 출입문, 오락기, 타일 바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테이블도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긴다. 2층에 위치해 밤이면 을지로의 거리를 보며 분위기에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라면과 쌍화차를 판매하는 오래가게 을지다방

라면과 쌍화차를 판매하는 오래가게 을지다방 ⓒ김창일

을지다방은 2017년 오래가게로 선정됐다. 오래가게는 서울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오랜 시간 지켜온 가게를 말한다. 오래가기를 바란다는 이름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2017년 선정 당시 생활문화 분야는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 중인 가게, 전통공예 분야는 주인이 2대 이상 전통을 계승했거나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기능전승·보유자)인 곳을 대상으로 했다.

을지다방은 점심시간에 라면을 판매한다.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가 시그니처 메뉴다. 70~80년대 느낌을 물씬 풍기는 다방에서 즐기는 쌍화차가 운치 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노가리 골목과 맛집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노가리 골목과 맛집들 ⓒ김창일

밤이면 직장인들이 회포를 푸는 장소로 유명한 을지로 노가리 골목도 힙지로 투어의 필수 코스이다. 노가리 골목은 2015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에서 지정한 것으로, 시민들이 근 현대를 살아오면서 간직한 추억과 감성을 지닌 유산을 말한다. 1980년대 형성된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IMF를 겪으면서 노가리 골목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고, 2012년 을지로 노가리호프 번영회 조직이 생기면서 매년 5월 을지로 노가리 축제도 열린다. 노가리 골목의 원조는 을지OB베어다. 1980년대 생맥주 체인인 OB베어 호프집으로 출발했다.

을지로에는 서울시 오래가게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 냉동 삼겹살을 판매하는 전주집, 빈대떡과 파전을 판매하는 원조녹두는 줄을 서야 겨우 먹을 수 있는 가게다.

레트로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청계상가 카페거리

레트로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청계상가 카페거리 ⓒ김창일

청계상가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카페거리

청계상가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카페거리 ⓒ김창일

청계상가 3층에는 다양한 카페가 들어서 있다. 커피, 디저트, 스파게티, 마카롱 등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 가게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유동인구도 많아졌다. 청계상가 카페거리를 이끄는 가게는 호랑이 커피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을지로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오래가게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들과 최근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인해 새롭게 들어선 가게들이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600년 수도 서울이 지닌 매력을 을지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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