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넘어 시월을 걷다 '시월정동', 정동1928아트센터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9.10.14. 16:28

수정일 2019.10.14. 16:41

조회 2,992

10월을 맞아 정동이 들썩이고 있다. ‘시간의 넘다, 시월의 걷다’라는 주제로 10월 한 달간 정동일대에서는 시월정동의 대향연이 열리고 있다. '정동의 달'로 정한 시월 한달 동안 정동에서는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을까? 
10월 12일 대한제국 선포일(1897년 10월 12일)을 맞아 지난 11~13일에 열린 ‘시월정동 행사'의 하이라이트, 정동공원 야외무대를 방문해 보았다.

대한제국 시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의 가배정동이 11~13일까지 열렸다. Ⓒ김윤경

대한제국 시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의 가배정동 행사 ⓒ김윤경

올해로 2회 째를 맞은 시월정동이 펼쳐진 정동길 곳곳마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늬가 눈에 띄었다. 행사는 서울시 정동 역사재생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제국의 역사성 및 장소성 등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행사 내용은 덕수궁 정문에 마련된 안내데스크에 가면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벤트 겸 포토앨범을 만들 수 있었는데, 앨범에 나온 13개의 장소를 찾아가면 작은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사진을 모으면 와플과 커피 및 기념품도 받을 수 있지만, 예쁘게 만들어진 포토앨범 또한 두고두고 유용해보였다. 앨범 속 명소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가니, 정동에 대한 역사도 알게 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마지막 날인 13일은 아이들이 많이 와 생각보다 일찍 기념품증정이 마감되었지만, 시민들은 나머지 사진을 받아 기념으로 앨범을 만들어 들고 갔다.

가배정동이 열린 정동공원 Ⓒ김윤경

행사의 마지막 장소인 팝업카페와 공연이 열리는 정동근린공원에 도착했다. “파리는 건물의 삭막한 풍경을 보완하려고 회전목마를 많이 두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분위기가 나네요. '먼동이 틀 무렵'이라는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가야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그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팝업카페가 마치 회전목마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불빛이 아름답게 걸린 공원에서는 정동제일교회에서 ‘오르간 한국을 입다’라는 제목으로 서양악기인 오르간과 한국 전통 악기인 생황, 가야금이 만나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나눠주는 커피와 와플을 받은 시민들은 저마다 감상을 즐겼다.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어르신 부부는 옛 정동이 예전에는 낭만의 장소였다며 추억 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젊은 연인들은 행사가 흥미롭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간간히 들리는 흐뭇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의 컵에서 퍼지는 커피향이 선율과 어울려 더욱 그윽하게 느껴졌다. 고종이 좋아했다는 커피를 대한제국 선포일에 마시니 여러 생각이 밀려왔다.

정동공원 가배정동에 설치된 포토존 Ⓒ김윤경

가배정동에 놓인 포토존 Ⓒ김윤경

가배정동에서 전시를 열심히 보는 시민 Ⓒ김윤경

가배정동에서 전시를 열심히 보는 시민 Ⓒ김윤경

앞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었고, 뒤편에는 정동을 찍은 수상작 사진 전시와 대한제국 관련 설명이 쓰인 게시물이 놓여 있었다. 유심히 읽어 보던 한 시민이 “아까 올라올 때 보았던 그 길에 이런 의미가 있었네” 하며 같이 온 친구에게 말을 건넸다.

새로 탄생한 정동 1928 아트센터 Ⓒ김윤경

새롭게 탄생한 '정동 1928 아트센터' 외관 ⓒ김윤경

시간을 넘는 곳 ‘정동 1928 아트센터’

정동에서 근·현대를 만나려면 지난 4일 개관한 ‘정동 1928년 아트센터’를 들려보자. 구세군중앙회관이 복합문화공간 ‘정동1928아트센터’로 재탄생했다.
이곳은 구세군 선교와 교육, 사회봉사를 위해 자체 사용했으며 2002년 서울시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되었다. 1928년에 지어진 문화재인 만큼 외부부터 예사롭지 않다. 건축양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영국 구세군 교회를 모델로 설계 되었으며, 단순하지만 근대건축 좌우대칭의 안정감과 독특한 지붕짜임 등의 조화가 돋보이는 근대건축물로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내부모습 Ⓒ김윤경

정동 1928 아트센터 내부 ⓒ김윤경 

내부로 들어서면, 작은 탄성이 나온다. 시간을 잠시 뛰어 넘어간 느낌이다. 본관과 별관으로 구성, 본관 내부에 들어서면 1층은 카페와 베이커리, 사진관과 플라워 숍이 들어서 있다. 카페만 봐도 다르다. 자개로 만든 탁자가 옛 감성을 주지만, 식물로 둘러싸인 천장과 가게 표지판 하나하나는 현대적인 디자인이 섞여 묘하게 어우러졌다.

공연장 Ⓒ김윤경

공연장 Ⓒ김윤경

컨퍼런스 룸 Ⓒ김윤경

컨퍼런스 룸 Ⓒ김윤경

2층 공연장과 컨퍼런스 룸 또한 멋스러우면서도 고즈넉한 울림을 동시에 준다. 그냥 봐도 예술이 묻어 나오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한다니 더욱 기대된다.

재개관한 구세군역사박물관 내부 Ⓒ김윤경

재개관한 구세군 역사 박물관 내부(우) Ⓒ김윤경

또한 2003년 세워진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한 ‘구세군역사박물관’도 7개 테마관으로 새롭게 재개관했다. 시각장애인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해 선교역사와 독립운동가순교자 등 작지만 구석구석 눈여겨볼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개관기념 미술전시를 하는 별관Ⓒ김윤경

개관기념 미술전시를 하는 별관 Ⓒ김윤경

별관은 2층 담쟁이가 눈에 띄는 건물로 되어 있다. 1층 유리창이 아담하게 예쁜 곳이다. 현재 개관기념 미술전시회인 “필의산수(筆意山水), 근대를 만나다”전이 열리고 있다.

플라워 숍Ⓒ김윤경

플라워숍 Ⓒ김윤경

사진관 Ⓒ김윤경

사진관 Ⓒ김윤경

‘정동1928 아트센터’는 민관협력형 도시재생활성화사업으로 탄생했다. 서울시는 앞마당 개방형 공지를 조성해 역사보행탐방로와 연계한 열린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동1928 아트센터’는 공연장, 컨퍼런스룸, 갤러리 등을 갖춘 문화‧휴게공간으로 운영되며, 구세군역사박물관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동 1928 아트센터 내부 Ⓒ김윤경

근현대 시대의 레트로 분위기가 매력적인 '정동 1928 아트센터' 내부 ⓒ김윤경

“여기 결혼식 하면 멋있을 거 같아.”, “이렇게 예쁜 화장실 봤어?” 시민들의 말이 공감을 자아낸다. 그 말대로 화장실에서 찍어도 예뻐 보일 듯싶다. 어디서든 근현대 분위기가 풍기는 이곳, 가을이 지나기 전 정동문화를 즐기며 꼭 들려보자.

시월정동은 시월 한 달간 계속된다. 정동제일교회에서는 월요일정오, 대한 성공회에서는 수요일 정오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는 토요일 정오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또한 이 뿐만이 아니다.
17~19일에는 정동문화축제(덕수궁 돌담길~경향 신문사일대)가 열리며 25~26일에는 
정동 야행(jeongdong-culturenight.kr/ko/index.php)이 열린다. 
10월 17, 18일과 31일, 11월 1일에는 덕수궁 페어숍이 열리고 정동을 깊이 볼 수 있는 토요 인문학산책과 순화동천 뮤지엄 콘서트 및 드로잉 수업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 관련 기사 보기(mediahub.seoul.go.kr/archives/1254159)

덕수궁 담벽은 예전과 달리 서로 사진을 찍기 위한 연인들로 넘쳐났다. 모두 아련한 가을을 흠뻑 맛보고 있었다. 근대가 처음 들어선 정동, 커피와 서양문물이 들어온 정동길이다. 산책하기 좋은 10월, 시월정동을 마음껏 누려 보는 것은 어떨까.

■ 정동1928 아트센터 (대관 및 이용방법)

○홈페이지 : www.jeongdong1928.com

○문의 : 02-722-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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