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트램까지...전기 교통수단 시대가 온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9.07.09. 15:00

수정일 2020.12.28. 16:37

조회 6,327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41) 전기 교통수단 수단의 모든 것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전기 모터는 구조가 간단하고 효율이 높다. 그래서 교통수단용 동력으로 오래 전부터 주목받았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는 변속기가 필요 없다. 부품도 덜 필요하다. 실제로 자동차 역사에서는 전기 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되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의 한계로 오랫동안 뒷전에 밀려있었다.

물론 철도에서는 진작부터 전기철도가 활성화되었다. 정해진 곳만 달리다보니 배터리가 없어도 외부에서 전깃줄(전차선)을 통해 전력 공급을 쉽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도시의 지하철들이 모두 전기로 운행되는 이유다.

한편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전에 전기를 안 쓰던 교통수단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동력에 전기를 쓰기 시작하고 있다. 서울시도 예외가 아니다.


전기버스

전기 버스. 서울시는 올해까지 전기 버스 100대를 더 도입한다.


전기동력화의 첫 번째는 지하철과 함께 대중교통의 대표인 버스다. 사람을 많이 실어 큰 힘이 필요한 버스는 예전부터 디젤엔진(경유)을 써왔다. 하지만 서울시에서는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서울시 버스 대부분을 CNG(압축천연가스)로 바꾼 상태다. 그리고 이제는 전기 버스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전기 버스는 작년 11월에 29대가 도입되었다. 3개 회사에서 제작된 이 차량은 여러 노선으로 분산되어 5개월간 모니터링을 받았다. 이를 통해 충전속도, 전비(電比 :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kWh)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km)), 문제점 등을 확인하였다.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까지 전기 버스를 100대를 더 도입하여, 2025년까지 총 2,72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CNG버스에 비해 소음, 진동, 온실가스, 미세먼지 배출 등이 줄어들어 서울시의 환경이 보다 쾌적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택시 발대식

전기택시 발대식


전기 교통수단의 두 번째는 바로 택시다. 서울에는 많은 택시가 달리고 있는데 역시 LPG를 이용한 내연기관 엔진을 쓰고 있어서 환경에 부담을 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실증사업과 시범사업을 통해 작년까지 전기 택시 160대를 보급한데 이어, 올해에는 대당 1,800만원을 지원하여 개인, 법인 각각 1,500대의 전기 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차종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SUV(코나, 아이오닉, 니로, 쏘울)도 선정되었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충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기 택시 차량과 함께 충전기도 함께 보급한다. 아울러 택시의 특성을 고려하여 공용 급속충전기의 무상 설치나 무료 충전카드 제공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지금까지 보급된 전기 택시는 홍보 차원에서 일반 택시와 달리 하늘색 도색을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도입될 전기 택시는 일반 택시와 같은 도색(꽃담황토색 등)도 허용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가 점차 일반화되는 시대에 택시와 일반차만 구분하면 되지, 동력을 구분하려고 도색까지 새로 해야 한다면 너무 낭비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전기자전거이다. 지금까지 서울시의 공용자전거 따릉이는 무동력 교통수단이었다. 이는 건강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노약자가 이용할 때나 언덕을 오를 때는 이용이 힘든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전기자전거 민간 사업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현재 서울에서는 마포구에서 전기자전거(일레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기존 무동력 따릉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 전기자전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4개 자치구를 선정하여 전기자전거 1,000대를 대여용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실제 이용은 11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에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서울에는 은근히 언덕이 많아서 편하게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공공 전기자전거가 도입되면 따릉이가 불러온 단거리 교통혁명이 다시 한 번 재현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한 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선보인 급속 전기차 충전기 체험 부스

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선보인 급속 전기차 충전기 체험 부스


네 번째 전기 교통수단은 전기자동차 나눔카(셰어링)이다. 10분 단위로 차량의 무인대여가 가능한 카셰어링은 공유경제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3기 사업에 들어간 서울시 나눔카는 이용 지점과 차량 수를 늘리고, 사업자도 기존 2개에서 4개(쏘카, 그린카, 딜카, 피플카)로 늘렸다.

단순한 상업적 카셰어링과 달리 서울시 나눔카 사업에서는 청년창업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계층을 포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을 위해 내년엔 최대 50% 2만원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여 교통복지를 실현한다. 또한 나눔카를 주거지역까지 확대하여 주차공간 문제 해소와 동네교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동네카’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눔카에서 전기자동차를 빌릴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나눔카에는 경차부터 고급 외제차까지 많은 차량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 중에 전기차도 있다. 나눔카 이용요금은 대여시간요금과 주행거리요금의 합으로 정해지는데, 나눔카 전기차는 대여시간요금이 비싼 대신 주행요금이 무료다. 전기차의 차값이 비싸고 연료비(충전요금)가 싸다는 것을 반영한 요금제이다. 따라서 이용시간에 비해 긴 거리를 이용할 때 유리한 구조다.

마지막 전기 교통수단은 무가선트램이다. 트램(Tram)은 노면전차를 뜻한다. 노면전차란 지하철과 달리, 길바닥에 선로를 매립식으로 설치하고 시내 도로에서 열차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주행 방식은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노면전차가 1968년에 사라졌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사라지지 않고 현대화와 기술개발을 거듭해왔다.

트램은 원래 전기로 달리긴 하지만, 노면전차의 최신 기술은 상부에 전력공급선이 없어도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무가선(無架線)트램이라고 부른다. 가선을 없애면 미관을 개선시킬 수 있다. 주로 미관이 중요한 도시부 광장 같은 곳에서 가선을 생략하며, 이런 곳에서는 트램 차량이 전기 버스처럼 배터리로 달린다. 즉 무가선트램은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디젤엔진으로 달린다’는 선입견을 깨주는 철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위례신도시 중심부의 보행자 공간에 위례선(복정역~마천역, 5.4km, 12개역) 트램 설치를 추진 중이다. 특히 보행자 공간 양옆에는 상가가 설치되어 명동과 같이 유동인구가 몰려드는 대중교통전용 상업지구(트랜짓몰)로 개발될 예정이다. 마침 서울시가 이번 달부터 위례선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시작할 예정이라서, 친환경 전기 교통수단인 무가선 트램의 조기 도입이 기대된다.

이 같은 교통수단의 전기동력화는 도시 환경도 개선해주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교차로가 많고 혼잡한 도시교통은 필연적으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감속을 하면, 달리던 차량의 에너지는 브레이크에서 열로 바뀌어 날아가 버린다.

하지만 전동기(모터)와 발전기의 구조가 동일한 전기동력의 특성상, 전기차량의 감속은 오히려 전기를 생산하여 배터리로 되돌려 보낼 수 있다. 이를 회생(回生)제동이라고 한다. 내연기관 엔진에서는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아도 석유가 나오지는 않지만, 전기 모터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 전기는 배터리에 충전해서 다음에 또 쓸 수 있다.

이렇듯 배터리와 전기동력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존에 전기를 안 쓰던 교통수단까지 적극적으로 전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교통의 새로운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전기동력이 가져오는 새로운 서울교통의 미래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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