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 한 번, 서비스에 두 번 놀라는 '서울의료원'
발행일 2018.11.23. 16:51
2015년 모두를 불안에 떨게 했던 메르스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그때 격리병동에서 메르스 확진환자들을 진료하며 메르스 확산을 막았던 서울의료원. 당시 서울의료원의 활약은 왜 공공병원이 필요한지, 공공병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환기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공공병원은 시설이 낡았다, 서비스가 떨어진다’고 잘못된 편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요, 이번에 시민기자단이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의 현장을 직접 탐방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당당히 누릴 수 있는 공공의료,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진료를 펼치는 ‘서울의료원’의 속속들이 현장을 5편에 걸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가족이 아프면 남은 가족의 일상이 달라져야 했다. A씨는 투병 중인 엄마를 돌보기 위해 직장에 휴직계를 냈다. 입원 중인 엄마를 가족이 돌아가며 돌보는 것도 여의치 않았고, 간병인을 쓰자니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환자안심병동 서비스’를 알게 되면서 달라졌다. 간호만이 아니라 간병까지 책임져주는 시스템 덕분에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미안해하던 엄마도 편안히 진료를 받으실 수 있었다.
서울시가 질 높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한 서울의료원도 ‘안심병동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1911년 설립된 ‘경성부립 순화병원’을 효시로, ‘시립 순화병원’, ‘시립 중부병원’, ‘시립 강남병원’을 거쳐 ‘서울의료원’이 되기까지 한국 근대사와 함께 해왔다. 2006년 5월 서울의료원으로 이름을 변경한 후 2011년 중랑구 신내동에 지하 4층 지상 13층, 총 623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개원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병원 불임클리닉인 ‘미래맘가임 클리닉’도 함께 개설했다.
서울의료원은 의료원장을 중심으로 감사실, 기획조정실, 물류기획실, 감염관리실 등 4개실과 진료부, 간호부, 총무부, 교육연구부 등 4개부로 이뤄져 있으며, 진료부에는 심혈관센터, 뇌혈관센터, 암센터, 아토피천식센터, 응급의료센터, 재활의학센터, 건강증진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등 8개 센터와 23개 진료과, 약제, 영양, 보험 심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팀들이 있다.
간병인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되는 ‘환자안심병동’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실시한 서울의료원은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안심병동’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란 간병인이나 보호자 없이 간호사가 환자의 간호는 물론 간병 서비스까지 24시간 도맡아 해주는 서비스다.
안심병동서비스가 실시 중인 92병동의 복도는 조용하고 아늑했다. 간호사들의 작은 말소리와 끊임없는 움직임만이 계속되었다. 간호사 1명이 8명의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으로, 복도에서도 병실 내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천장엔 볼록거울이 달려있고, 환자가 비상벨을 누르면 그 내용이 벽면의 큰 화면에 뜨도록 설계된 환자 중심의 공간이 돋보였다.
민간 상급종합병원 못지않은 최첨단 의료설비
또한, 서울의료원은 국내 유일한 규모인 150평대의 재활의학센터를 운영 중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뇌졸중, 뇌손상, 척추손상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치료실’과 세수, 면도, 식사 등 일상생활의 독립적인 수행을 위한 ‘작업치료실’, 암환자 수술 후 재활프로그램과 물리치료를 제공하는 ‘통증치료실’과 ‘언어치료실’을 갖추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1대 1 맞춤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의 의료기기 또한 뛰어났다. 영상진단 방법 중 가장 초기에, 가장 정확하게 암을 찾아내는 장비인 PET-CT와 대사성 질환 및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SPECT-CT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시민을 위한 공공의료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
서울의료원의 격리병동은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한반도를 강타한 순간, 환자들이 사투를 벌인 장소이다. 지난 9월에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2차 검사 후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격리병동 내부에 들어서니 생사의 갈림길에 선 위기의 환자와 치료를 위해 무거운 장비로 무장한 채 병실로 향하는 의료진의 모습이 떠올라 절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환자와 의료진이 다니는 구역을 완전히 격리시킨 음압병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환자와 의료진의 동선을 구분하여 전실과 후실로 운영하고 있다. ‘음압병동’이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려 병실 내부의 병균,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병동을 뜻한다.
뿐만 아니다. 한 달에 한번, 병원 대강당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공연을 열기도 한다. 서울의료원 대강당은 평일에는 직원들의 교육장으로, 주말에는 흥미를 끄는 공연장으로 자리를 잡아, 지역 주민들의 가고 싶은 공연장 1위로 선정됐다고 한다. 물론 지역주민이 아니더라도, 서울시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니 가끔은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처음엔 병원에 무슨 디자인센터인가 싶었다. 서울의료원의 ‘시민공감서비스 디자인센터’는 면회객실이나 옥상 정원, 의료진의 복장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응급실은 어떻게 디자인 되어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진료를 받고 응급상황을 넘길 수 있는 지 등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종합적인 병원 서비스 모두를 디자인한다.
이 외에도 서울의료원에는 생명문화버스인 ‘우리학교 수다공방 버스’가 있다. 청소년 마음 건강을 지키고 생명존중을 일깨운다는 취지로 제작된 이 버스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방문해 차량 안에서 콘텐츠를 체험하게 하는 서비스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인 우리나라에서 일선 교사와 청소년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더불어 학생과의 진지한 소통의 길을 열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서울의료원이 신내동으로 이전 설립 시,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유는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최신 의료기기로 안정된 진료를 받을 수 있기에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무척 높다. 지난해, 퇴원 환자 2,7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96.6%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건복지부 공공병원 평가 4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신뢰도 높은 병원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관공서와 의료서비스가 접합된 장소이자 의료비 안정화와 국가의료정책의 안착을 위해 힘쓰는 서울의료원은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의료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민간병원이 관심을 두지 않는 진료 영역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것은 공공의료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 듯 보였다.
서울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시민을 위해 어떠한 의료복지를 할 수 있는지 그 고민의 성과를 섬세하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이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병원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서울시민 전체를 위한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서울의료원은 더 견고한 의료정책과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성장하길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 서울의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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