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성큼, 남산 바람 맞으며 걷기 좋은 회현 여행

서울로 7017

호호의 유쾌한 여행 (104) 회현 일대

여름이 슬쩍 물러나려고 하는 요즘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기운 때문인지 어디론가 자꾸 소풍을 떠나고 싶어지는데요. 그럴 때 서울 도심 중심지에서 나들이 나온 기분일 절로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역에서 남산타워에 이르는 회현 일대입니다.

서울로 7017에서부터 시작해 요즘 뜨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피크닉, 남산 공원을 거쳐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남산과학관까지 방문이 가능한 코스입니다. 산책로, 공원, 카페, 갤러리, 박물관까지 품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떠나기에 적격입니다.

선선한 바람 맞으며 걷고 싶은 길! 서울로 7017

서울로 주변의 레스토랑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 17개를 사람길로 재탄생시킨 길입니다. 만리동 광장에서 시작하여 회현역에 이르는 1024m의 산책로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서울로 7017 걷는 기분이 꽤나 상쾌합니다. 서울 도심의 주요 도로와 건물을 높은 다리 위에서 보는 시각도 신선합니다. 도로 곳곳에 놓인 독특한 꽃과 나무들도 시선을 끕니다. 도로를 사이로 양쪽에는 테라스가 활짝 열린 음식점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해외 도심을 보는 듯합니다.

서울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피크닉(piknic)'

회현역 부근 골목길에 숨어 있는 문화공간 '피크닉'

'피크닉(piknic)'은 서울로 7017을 통과해 회현역과 백범 김구 광장 사이의 골목길에 위치한 문화공간입니다. 피크닉은 공간을 찾는 것만으로도 보물찾기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있습니다. 골목길 중반부터는 피크닉 간판을 따라 계속해서 걷게 되는데요.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온 이들에게 제공되는 선물은 바로 아지트 같은 공간의 발견입니다.

70년대 지어졌다는 제약회사의 사옥을 개조해서인지 요즘 지어진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흐릅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풍경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1층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와 숍이 들어서 있고, 2층은 갤러리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영화 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 전시 중인데요. 전시는 지하 1층에서 시작되어 4층까지 이르게 됩니다. 환경운동가, 반핵운동가, 뮤지션, 아티스트로서 그의 다채로운 삶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루프탑에서는 남산을 바라보며 그의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오래된 성곽과 바쁜 도시 풍경이 이색적인, 한양도성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난 한양도성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한양을 둘러싼 도성입니다. 1396년 태조에 의해 축조되었는데요. 현재 존재하는 전 세계 도성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 되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와 서울 도심의 풍경이 무척 이색적입니다. 성곽 끝자락에 올라서자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불어옵니다. 한양도성이 이끄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자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과 함께 넓은 잔디밭이 펼쳐집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마음껏 뛰어놀기 좋습니다. 오래도록 잔디밭에서 소풍을 즐기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기리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안중근 의사 기념관

한양도성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보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우리 민족의 영웅입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안중근 의사의 희생정신과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기념관에는 그의 삶과 공헌이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전시관임에도 불구하고 전시가 무척 알찹니다. 중학교 1~3학년 학급을 상대로 하는 인터넷 역사 신문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안중근 평화학교 프로그램도 열립니다.

안중근 의사의 단지 동맹을 상징하는 12기둥 형태의 건물이 무척 독특합니다. 기념관에 들어서는 것마저 엄숙해집니다. 기념관 외부에는 안중근 의사가 생전에 했던 말들이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과학 꿈나무 어린이를 위한, 서울특별시교육청 과학전시관

서울특별시교육청 과학전시관 남산분관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마주 보고 있는 남산과학관은 과학 꿈나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부담 없이 자주 가기에도 좋습니다. 과학관은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며 관람할 수 있게 된 공간으로 연결 통로에도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 전반적인 분야에 대해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