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명당 한강 다리밑에서 즐기는 '헌책방 축제'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8.08.09. 15:00

수정일 2018.08.09. 17:32

조회 1,494

인형극을 구경하는 아이들

인형극을 구경하는 아이들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일상 풍경이 바뀌고 있다. 멀리 휴가를 떠나는 대신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북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그런데 북캉스는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만 가능한 건 아니다. 한강 다리 밑에서도 즐길 수 있다.

약 2,000권의 헌책으로 만든 ‘책의 문’

약 2,000권의 헌책으로 만든 ‘책의 문’

헌책을 구경하는 시민

헌책을 구경하는 시민

오는 8월 15일까지 마포대교 남단 다리 밑에서 ‘다리 밑 헌책방 축제’가 열린다. 헌책 전시·판매는 물론, 팝업북 만들기, 작가 이야기, 종이컵 인형극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마포대교 다리 밑은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다리가 만들어 준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텐트를 치니, 여행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옆에 약 2,000권의 헌책으로 만든 대형아치 ‘책의 문’이 눈에 띄었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어린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어린이

헌책방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 10만여 권이나 되는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있는 책꽂이를 돌면서 혹시 어디쯤인가 내가 찾고 있는 책이 있을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정가가 얼마였든 이곳에선 3~4,000원이면 살 수 있는 책이 수두룩했다. 책을 골라 편안한 독서의자에 앉아 살랑 불어오는 강바람 맞으며 책을 읽으면 이것이 한강에서 즐기는 북캉스다. 바람이 생각보다 시원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다리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다리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중앙 무대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거인과 배고픈 거인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제랄다와 거인’이야기를 종이컵 인형으로 공연하고 있었다. 인형극에 빠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상상의 나래로 빠져들었다.

헌책방 축제라 해서 헌책방만 있는 건 아니었다. 1940~80년대 초등교과서, 책걸상, 잡지 등을 전시해 놓은 공간에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 볼 수도 있고, 고(故) 신영복 선생의 저서를 구경하고, 선생의 글을 필사해 보는 특별한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필사 대신 시서화를 감상하며 어수선하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니 그 또한 좋았다.

고(故) 신영복 선생의 저서도 구경하고 선생의 글을 필사해볼 수 있다

고(故) 신영복 선생의 저서도 구경하고 선생의 글을 필사해볼 수도 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참여하기 좋은 ‘주말특별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버려진 동화책을 이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팝업북’을 만들거나 베이시스트 송인섭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북크박스’의 공개방송도 예정돼 있다.

물빛광장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물빛광장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한강엔 더위를 피해 집에서 나와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물빛광장에서 놀다가 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곳이 한강이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인생샷을 건지게 될 지도 모른다. 물에 들어가기 부담스런 사람들은 피아노 물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발목 정도 높이의 물길이 길게 펼쳐지는데 중간중간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는 게 재미있다.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만든 물길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만든 물길

‘다리 밑 헌책방 축제’에 와서 북캉스도 즐기고 시원한 물놀이까지 할 수 있으니, 이만한 피서가 또 있을까. 축제장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2번 출구로 이용해 마포대교 방면으로 걸어오면 된다.

■ 다리 밑 헌책방 축제
○기간 : 8.1~8.15, 11:00~22:00

○ 장소 : 여의도 한강공원 마포대교 하부

○ 페이스북 : 다리 밑 헌책방 축제

○ 문의 : 070-423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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