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속으로 ‘번지점프를 하다’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18.07.09. 15:31

수정일 2018.07.09. 17:05

조회 1,301

세종문화회관에 걸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대형 현수막

세종문화회관에 걸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대형 현수막

우산, 왈츠, 숟가락, 환생 등이 떠올랐다. 2001년 개봉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생각하면 그랬다. 남녀 주인공이 왈츠를 출 때 울리던 “쿵딴따~ 쿵딴따~”의 리듬이 반가운 영화. 시대를 초월한 단 한 번의 사랑이 다시 우리 곁을 찾았다.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과 달 컴퍼니 공동 제작으로 막을 올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말이다.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

7월 4일 오후,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 일찍이 도착한 난, 들뜨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설레는 가슴을 살포시 다잡고 찾은 매표소에는 공연 딱 한 시간 전부터 티켓팅을 시작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꺼이 기다릴 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로비에서는 진행되는 '한여름밤의 광화문-광화문 네온 밤' 이벤트 부스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로비에서는 진행되는 '한여름밤의 광화문-광화문 네온 밤' 이벤트 부스

한여름 밤의 광화문을 뮤지컬과 더불어 즐겁게 기억할 수 있는 반짝이는 이벤트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추첨’, 아니다. 공연장 로비, 이벤트 테이블 직원에게 세종문화회관 어플을 설치한 모습을 힐긋 보여주면 선물로 ‘야광 팔찌’를 받을 수 있다. ‘번지 점프를 하다’ 외 ‘신나는 콘서트’ 합창, ‘썸머 클래식’, ‘오늘 하루 맑음’ 공연을 대상으로 9월 1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도 참여한 후, 남는 시간에 밥도 먹고 세종문화회관 주변을 산책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 공연장으로 바쁘게 돌아왔다. 자칫 늦으면 공연장 내로 입장할 수 없으니 시간 엄수는 필수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공연 중인 M시어터의 매표 창구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공연 중인 M시어터의 매표 창구

주인공 인우가 등장해 칠판에 가로 선을 길게 긋는 순간부터다. 600개 관중석을 채운 눈동자의 초집중 모드가 시작됐고, 인우의 노래가 첫 멜로디를 타는 순간, 더 깊이 빠져들었다. 원작인 영화의 큰 줄기를 따르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줄거리는 이렇다.

태희가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 어느 날, 두 사람은 운명적 사랑을 시작하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한 태희로 인해 짧은 사랑은 마침표를 찍는다. 17년 후 국어교사가 된 인우 앞에 태희의 흔적을 지닌 현빈 학생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태희의 환생이라 믿는 17살 남학생을 사랑하게 된 37살의 남교사의 혼란스러운 사랑은 결국 다음 생을 기약한 채 번지점프 대 위에 오른다.

150분, 총 2시간 30분의 공연시간 중간에 15분의 휴식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 음료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데, 공연장을 잠시 나올 때는 재입장을 위해 티켓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는 점 기억하자.

오늘 출연 배우들과 좌석표

오늘 출연 배우들과 좌석표

옛 버스 정류장과 공중전화 박스, 벤치 등의 소품이 정겨웠으며, 현빈과 혜주를 둘러 싼 반 친구들이 ‘그런가봐’ 부르는 장면은 극 중 인우의 코믹스런 친구들과 더불어 극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상큼한 장면이었다. 또한, 영화 속 가득 찬 쇼트를 무대에서 촘촘하게 채우듯 수시로 바뀌는 무대 장치와 배우들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섬세한 조명 역시 인상적이었다.

숟가락이 왜 숟가락인지를 묻는 태희의 대사나 새끼손가락을 드는 태희와 현빈, 하나 둘 하나 둘, 외치며 현빈과 커플 달리기를 하는 장면과 태희가 인우에게 왈츠를 가르쳐 주는 영화 속 유명한 장면들은 무대에서 그대로 재연됐다. 무엇보다 과거의 태희와 현재의 현빈이 한 사람인 듯 번갈아 등장하는 색다른 연출력은 꽤 돋보였다.

인우와 태희가 함께 왈츠를 추는 장면

인우와 태희가 함께 왈츠를 추는 장면

물론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를 가장 빛나게 하는 건 음악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더 적극적으로 떠올랐다. ‘넘버’라 불리는 뮤지컬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도, ‘번지 점프를 하다’는 지난 2012년 제 18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제 7회 더뮤지컬어워즈 작곡사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2막이 끝날 즈음, 주위 사람들은 저마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영화의 내막을 알고, 사랑을 해 봤던 이들이 느끼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 거다.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 바라 본 세종문화회관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 바라 본 세종문화회관

밤 10시 30분, 뮤지컬이 끝나고, 섬세한 감동을 한 몸에 받은 관객들이 하나 둘 광화문 거리로 빠져 나왔다. 밤거리에 빛나는 세종문화회관의 모습 또한 근사해 뮤지컬의 여운을 안은 채 걷기에 좋았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티켓(좌)과 '한 여름밤의 광화문‘ 행사를 알리는 배너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티켓(좌), '한 여름밤의 광화문‘ 행사를 알리는 배너(우)

광화문 밤, 세종문화회관이 직접 기획 제작한 다양한 공연, 전시의 열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여름 밤의 광화문 ‘한夜(야)광’ 프로그램은 뮤지컬뿐 아니라,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단의 ‘썸머 클래식’, 오페라합창·뮤지컬넘버·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이는 서울시합창단의 ‘신나는 콘서트’, 아이들의 고민을 재미와 감동으로 풀어낸 창작 합창 뮤지컬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오늘 하루 맑음’, 에드가 드가의 예술인생 30년을 보여주는 아시아 최초 전시 ‘드가-새로운 시각’ 등 다양한 공연, 전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여름밤의 광화문 한야광' 현수막

'한여름밤의 광화문 한야광' 현수막

뿐만 아니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했던 감성 넘치는 추억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8월 3일까지 올려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광화문의 푸른 밤’ 이벤트도 있다. 이밖에 공연과 함께 식사·숙박이 연계된 할인 패키지 티켓도 구성한다. 자세한 내용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화문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세종M씨어터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광화문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세종M씨어터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공연이 주는 감동과 함께 갖가지 이벤트로 다양한 혜택을 누려보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득템’ 할 수 있는 한여름 밤의 꿈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기간 : 8월 26일까지

○ 시간 : 평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공휴일 2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 장소 :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 시간 : 평일 8시,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공휴일 2시, 6시 (월요일 공연 없음)

예매 및 문의

■ 한여름 밤의 광화문 ‘한夜(야)광’ 프로그램 및 이벤트
안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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